"제주 해녀는 아시아 최초 전문직"…명인·명장 13명에 헌정패

연합뉴스 2024-10-19 00:01:03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 국립제주박물관서 헌정식·축하음악회

명인·명장 헌정패 받은 제주 대상군 해녀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15살 때부터 물질을 시작해 87살인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오늘 명인 헌정패를 줘서 정말 기쁘고 너무 감사합니다."

18일 2024년 제주해녀 대상군 명인·명장 헌정식에서 '명인 헌정패'를 받은 모슬포수협 화순어촌계 김숙자(87) 해녀는 환하게 웃어 보였다.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는 이날 오후 국립제주박물관에서 한평생 거친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며 외길을 걸어온 대상군 해녀 13명에게 명인·명장 헌정패를 수여했다.

명인 해녀는 김숙자 해녀와 한림수협 옹포어촌계 강득춘(86), 모슬포수협 하모어촌계 김원옥(78), 추자도수협 대서어촌계 오은란(72), 제주시수협 김녕어촌계 이금옥(88), 한림수협 협재어촌계 이만순(82), 서귀포수협 위미1리어촌계 이복렬(79) 등 7명이다.

명장 해녀는 모슬포수협 상모어촌계 고미자(67), 제주시수협 조천어촌계 김영자(69), 추자도수협 예초어촌계 김주순(69), 모슬포수협 사계어촌계 양금순(66), 서귀포수협 강정동어촌계 오창희(61), 서귀포수협 위미2리어촌계 현경자(71) 등 6명이다.

2부 행사로 미8군 군악대와 육군 7군단 군악대가 함께 한 한미연합군악대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명인·명장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최근 학계에서 해녀는 1천500년 된 아시아 최초의 전문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저승에서 벌어서 이승에서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목숨을 걸고 일하는 해녀분들을 늘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도민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다.

제주 해녀는 노동력과 숙련도에 따라 상군(上軍), 중군(中軍), 하군(下軍)으로 구별한다.

대상군(大上軍)은 상군 중에서도 덕망이 높고 기량이 특출한 해녀로서 해산물 채취 능력뿐만 아니라 조직의 리더로서 품성과 자질을 갖춰야 추대된다.

제주해녀문화예술연구협회는 제주해녀문화 보존과 전승을 위해 물질 경력 최소 50년 안팎의 원로·은퇴 해녀 중에서 '대상군 명인'을 선정하고, 현재 활동 중인 상군 해녀 중에서 '대상군 명장'을 선정했다.

'제주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이후 오랜 전통과 공동체 정신을 잇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 해녀들은 제주를 기점으로 한반도는 물론 일본 열도, 중국 다롄과 칭다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동북아시아 곳곳에서 활동했다.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