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리스크 3대 해법' 답 나올까?…尹·韓 독대 성과에 '주목'

데일리한국 2024-10-18 19:35:27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에서 10·16 재보궐선거 성적표와 함께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3대 해법' 요구서를 재차 내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사실상 김 여사 문제를 두고 불발됐던 만큼 이번 만남으로 김 여사 해법에 대한 성과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한 대표에겐 재보선 이후 강화된 리더십을 측정할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18일 독대 일정과 관련해 "변화와 쇄신 필요성, 그리고 민생현안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겠다. 대통령과 여당대표가 정부와 여당을 대표하여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이니, 배석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했다.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독대는 김 여사 리스크를 둘러싼 정국 향방의 분수령이 될 예정이다. 한 대표의 3대 해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당내 계파 갈등은 물론이고 야권의 공세는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독대를 앞둔 한 대표는 '당정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용산을 압박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빨간불이 켜졌던 '텃밭'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를 압승한 동력으로 김 여사 해법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대표가 재보선 직후 김 여사를 향해 쏟아낸 3대 요구는 ①대외 활동 중단, ②각종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③대통령실의 김 여사 라인 쇄신이다. 한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김 여사 관련 문제를 소극적으로 언급해 오던 것과 달리, 이번엔 김 여사를 직접 거명하며 강한 경고장을 날렸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셨으니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수습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를 것이라는 위기감을 드러낸 셈이다.

◇ 악화하는 金여사 여론…친윤계 '한동훈 누르기'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보선이 끝난 직후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불기소' 처분과 명태균 씨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반발 여론은 거세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 명분으로 연결해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무혐의 처분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한 대표의 거침없는 발언을 둘러싼 당내 갈등 기류도 감지된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쇄신을 통해 야당의 '특검 여론'을 선제적으로 잠재워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야당의 탄핵 공세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게 친윤(친윤석열)계의 시각이다.

친한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MBC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불기소로 야당의 특검법을 막기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하면서 "친윤계 의원 또는 중간지대에 있는 의원들도 사석에서는 '국회의원이 돼서 국가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영부인 방어하는 게 한두 번도 아니다 보니 자괴감이 든다'는 얘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친윤계는 '한동훈 누르기'에 집중하면서도 김 여사 해법에 대한 대통령실의 메시지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 금정이 본래 당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보수 텃밭'인 만큼 '한동훈 효과'는 착시라는 게 친윤계의 시각이다. 김 여사 해법 마련의 주도권을 한 대표가 아닌 대통령실에 돌리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충돌하는 모양"이라며 "여당 대표가 대통령 부인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제가 정치생활 21년 차이지만 처음 본다. 한 대표가 담판을 지으러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 요구에 따른 김 여사 해법에 대한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이 상황은 대단히 엄중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든, 정무적으로든 잘 판단해서 조치할 내용들을 하나씩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