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천개로 조각난 '비운의 탑' 지광국사탑 완전체 모습 갖춰

연합뉴스 2024-10-18 17:00:42

일제강점기 무단반출 후 112년 만에 귀향…조립·복원 막바지

마지막 단계인 주변 마감 작업 거쳐 11월 중 완전한 모습 공개

완전체로 조립되는 국보 지광국사탑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일제강점기에 무단 반출되고 6·25 전쟁 때 폭격을 맞아 약 1만2천개 파편으로 조각나기도 한 '비운의 탑' 지광국사탑이 조립·복원돼 완전체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원주시 등에 따르면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복원 공사'가 막바지다.

탑이 자리한 최종 위치는 부론면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내부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지진에 대비한 안전장치인 면진대 설치를 시작으로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 등 단계적으로 탑을 쌓아 올리는 6단계로 조립·복원을 진행 중이다.

이날 완전체로의 조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마지막 단계인 주변 마감 작업만 남겨두게 된다.

'긴 여정' 마친 지광국사탑, 전시관에 복원

이에 따라 완전한 모습을 갖춘 지광국사탑은 이르면 오는 11월 중에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에 승려에게 내리는 최고 법계인 국사(國師)를 받은 지광국사 해린(984∼1067)의 사리와 유골을 모신 탑이다.

고려시대 탑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지광국사탑은 우리 역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 원재 원주에 있던 탑을 해체해 당시 경성(서울)으로 옮겨진 데 이어 이듬해 오사카로 반출됐다가 돌아왔다.

하지만 1915년에는 조선물산공진회 미술관이 있던 경복궁 뜰로, 1923년에는 경회루 동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여러 차례 시련을 겪었다.

6·25 전쟁 때는 폭격을 맞아 약 1만2천개 파편으로 조각나기도 했다.

일반 공개 앞두고 모습 드러낸 지광국사탑

이후 국립고궁박물관 뜰에 서 있던 탑은 2016년 전면 해체·보수 공사에 들어가 약 5년간 보존 처리를 거쳤고, 지난해 8월 33개 부재 가운데 31개가 고향인 원주로 돌아왔다.

무단반출 후 112년 만의 귀향이며, 직선거리로만 따져도 1천975㎞에 달하는 긴 여정이었다.

옥개석과 탑신석 등 남은 부재 2개도 최근 원주로 귀향해 조립·복원이 본격화됐다.

앞서 국회 문광위는 지난 11일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을 현장 시찰한 자리에서 지광국사탑의 조립·복원 계획을 보고받았다.

완전체로 조립되는 국보 지광국사탑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