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병원장들이 교육부 장관에게 띄운 영상편지

연합뉴스 2024-10-18 00:00:38

교육위 국정감사서 위원장 권유로 제안·당부

국회 교육위원회 증인 선서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전공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국립대학교병원장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영상편지를 띄워 눈길을 끌었다.

17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전남대·전북대·제주대 및 각 대학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위원장은 "이 장관의 취임 일성이 대학 자율성 강화였는데 오히려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각 대학 총장이 (의정 갈등 관련) 발언하면서 교육부를 굉장히 의식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병원장께서 (의대) 학생을 대신해 이 장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영상편지로 보내시라"며 각자 발언을 요청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감장 참석 대상이 아니다.

정신 전남대병원장은 "의료 개혁을 동의하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그 진행 과정에서 적극적 소통과 합의는 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학생과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아 환자와 국민 건강권이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부디 더 적극적인 소통과 합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양종철 전북대병원장은 "장관님, 필수 의료 의사 수는 많이 부족하지만 전체적인 의료인과 의대 정원 숫자는 소통과 협의를 통해 논의돼야 한다"며 "학생과 국민들 모두 의료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국명 제주대병원장도 "장관님, 의료계 내부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그 복잡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반적인 기준으로 증원이나 감원을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의료계 내부의 복잡성이나 입장 차이에 대해 심도 있는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교육부 관계자에게 "병원장들의 말씀을 영상을 만들어 보여주시든지, 장관께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질의 과정에서는 의정 갈등 상황에 대한 조심스러운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의사 증원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필수 의료와 지역에 의사를 확보하라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라며 의대 출신인 정성택 전남대총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정 총장은 연극의 3요소인 '희곡, 배우, 관객'을 언급하며 "무대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배우가 필요하겠지만 좋은 시나리오가 있지 않고서는 그들이 명연기를 펼칠 수 있겠느냐는 비유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