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여당 내 야당 노선' 쇄신"…친윤 "갈등·분열 안돼"(종합)

연합뉴스 2024-10-18 00:00:37

친한, '한동훈표 쇄신' 지원사격…친윤, '韓 용산 압박' 경고

부산 금정 압승에도 평가 엇갈려…"한동훈 효과" "尹정부 신뢰"

미소짓는 한동훈 대표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김철선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7일 재·보궐선거 성적표를 발판으로 쇄신 드라이브를 걸자 친한(친한동훈)계가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반면 친윤계(친윤석열)계는 "당정 갈등을 심화시키지 말라"며 대통령실 압박에 나선 한 대표의 행보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친한계는 우선 국민의힘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예상 밖 낙승을 거둔 것을 두고 '한동훈 효과'로 평가하면서 '여당 내 야당 노선' 기조에 따라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는 전날 치러진 재보선에서 61.03%를 얻어 38.96%를 득표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를 22.07%포인트(p) 차로 이겼다. 이는 4·10 총선 당시 양당 후보가 이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 격차(13.25%p)보다 크다.

친한계는 이에 대해 한 대표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와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동시에 현장에서 막판 총력 유세에 나서면서 지지층을 결집해 승리를 견인했다고 자평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거리유세에서 느껴지는 '한동훈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부총장은 S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이른바 '여당 내 야당 노선'을 공개적으로 명확하고 선명하게 표방했다"며 "전통적 지지층도 많이 동요하고 이탈, 침묵하는 분위기에서 한 대표의 자구책에 마음을 주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부총장은 이어 "당 일각에서 한 대표의 그런 입장에 대해 야당 탄핵공세에 밑밥을 깔아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게 이번 선거를 통해 입증됐다"며 "'여당 내 야당 노선'에 대해 시민들이 분명하게 인지하고 거기에 힘을 실어주셨다. 그러니까 변화와 쇄신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재보선 이후 첫 공식 석상인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인적 쇄신, 의혹 관련 조사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또 당 소속 광역의원들과 만나서는 "민심만 두려워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쇄신 행보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대표 축하 전화받는 윤일현

친윤계는 그러나 부산 금정 승리가 윤석열 정부 후반기 국정 동력에 힘을 실어주려는 '텃밭' 지지층이 다시 한번 결집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 대표 역할론'을 평가절하했다.

권성동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금정, 강화는 우리 당의 텃밭"이라며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잘했고, 선거 캠페인을 잘 벌였다"고 승리 요인을 꼽았다. 그러면서 "지도부도 나름의 역할을 해서 방어를 잘했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이날 광역의원 연수에서 "당에 분열이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도 한 대표의 행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야권의 탄핵 공세를 언급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신뢰나 믿음이 한 번 더 나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텃밭 수성을 계기로 당정 갈등을 더 심화시키려 든다면 오히려 국민들의 매서운 채찍질을 맞게 될 것"이라고 한 대표를 비판했다.

한편, 전임 구청장 유고로 치러진 이번 보선을 두고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혈세 낭비'라고 발언한 것도 지역 표심을 자극해 국민의힘이 '반사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있다.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