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KS 잊지 않은 '엘린이' 임찬규, 삼성에 설욕 성공했다[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2024-10-17 21:18:36

[잠실=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002시즌은 삼성 라이온즈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패자’는 4위부터 치고 올라왔던 LG 트윈스였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임찬규는 그 순간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저지했다.

LG는 1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임찬규. ⓒ연합뉴스 임찬규. ⓒ연합뉴스

이로써 LG는 PO 전적 1승2패, 2연승을 마무리한 삼성은 PO 전적 2승1패를 기록했다.

이날 LG 승리의 주역은 임찬규였다.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MVP를 거머쥐었던 임찬규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임찬규는 지난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친 뒤 "팀 승리가 최고 목표다. 2002년 한국시리즈 삼성과의 대결이 생각났다. 그 때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는 ‘엘린이’였던 임찬규에게 설욕의 무대였던 셈이다.

임찬규는 1회초부터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일리미네이션(지면 탈락하는) 게임임에도 시속 140km 초, 중반대 패스트볼과 주무기 체인지업, 뚝 떨어지는 커브를 섞으며 삼성 타선을 3회까지 1피안타만 허용한 채 무실점으로 묶었다.

임찬규는 4회초 큰 위기를 맞이했다. 4회초 1사 후 윤정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더니 이후 르윈 디아즈에게 우측 폴대를 향하는 타구를 허용했다. 폴대를 살짝 빗겨갔지만 거의 홈런과 다름 없는 타구였다.

그럼에도 임찬규는 흔들리지 않았다. 침착하게 바깥쪽 체인지업을 구사해 디아즈를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이어 박병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3루에 몰렸지만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임찬규. ⓒ연합뉴스 임찬규. ⓒ연합뉴스

위기를 넘긴 임찬규는 5회초 김영웅과 이재현을 각각 삼진, 좌익수 뜬공으로 잠재웠다. 이후 류지혁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지찬을 우익수 뜬공으로 묶었다.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간 상황이었으나 정확한 커맨드로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임찬규는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어 김헌곤까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후속투수의 부담감까지 덜어주는 특급투구였다. LG는 임찬규의 호투 속에 5회말 홍창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리며 귀중한 1승을 따냈다.

2011시즌 데뷔 이후 LG의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어느덧 LG의 에이스로 우뚝 선 임찬규.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더니, 이번엔 삼성을 상대로 22년 묵은 설욕전을 펼쳤다. 뛰어난 투구로 LG에게 역스윕 희망을 안긴 임찬규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임찬규. ⓒ연합뉴스 임찬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