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장' 류지혁, 사자군단 일으켰다…"우리 흔들리지 말자"

연합뉴스 2024-10-17 19:01:06

구자욱 부상 이탈에 선수단 분위기 수습한 류지혁

"구자욱 형, 마음 편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할 것"

삼성 라이온즈 류지혁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주전 내야수 류지혁(30)은 지난 7월 주장 구자욱(31)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임시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를 수습했다.

당시 류지혁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며 구자욱의 빈자리를 메웠다.

류지혁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다시 완장을 찼다.

구자욱이 1회말 공격 주루 플레이를 하다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치면서다.

다친 구자욱은 병원으로 이동했고, 선수단 분위기는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때 류지혁은 선수단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우리, 흔들리지 말자"라며 팀원들을 다독였다.

삼성 선수단은 류지혁을 중심으로 다시 똘똘 뭉쳤다.

침울한 분위기는 금세 회복됐고, 선수들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10-5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2승을 거뒀다.

구자욱은 이튿날 무릎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면서 류지혁에게 팀원들을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지혁은 "(구)자욱이 형이 치료받으면서도 경기에 집중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빈자리는 크겠지만, 오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 자욱이 형이 마음 편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류지혁은 개인적으로도 올해 포스트시즌(PS)이 매우 중요하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잘하다 보면 구단에서 인정해줄 것"이라며 "FA를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KS)를 뛰어야 할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지난해 7월 포수 김태군과 트레이드로 KIA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류지혁은 아직 대구로 이사 가지 못했다.

아내와 자녀 세 명이 모두 광주에서 지낸다.

류지혁은 "광주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면 가족들이 좀 더 편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구자욱은 18일 귀국해 국내에서 치료를 이어간다.

삼성 관계자는 "구자욱의 부상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다"라며 "잘 치료한다면 한국시리즈에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