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韓 쇄신 요구에 반응 자제…"흔들림 없이 개혁추진"

연합뉴스 2024-10-17 19:00:56

'김 여사 활동중단·인적쇄신' 요구에 입장 안내…내부선 불쾌감 역력

다음 주 尹-韓 면담 의제·형식 등 검토하며 조율에 진력

제2부속실 설치 마무리 단계…인적쇄신 요구 즉각 수용은 어려울 듯

용산 대통령실 전경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을 향해 연일 작심 발언을 쏟아내는 데 대해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 자제·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김 여사 의혹 규명 적극 협조 등 요구를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전날 재·보궐선거가 종료됐음에도 대통령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안을 작심하고 다시 거론한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기자들과 질의응답 형식을 빌려 산발적으로 얘기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 회의 석상이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욱 크게 여겨졌다.

대통령실은 즉각적 대응 대신 선거 결과에 대해서만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개혁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인천 강화군과 부산 금정구를 수성함에 따라 패배 책임론을 비켜 간 만큼 어느 정도 안도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대응은 자제했지만, 한 대표의 행보를 보는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의 기류가 감지된다.

다음 주 초 있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에서 김 여사 문제를 논의해도 될 텐데 면담에 앞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당정 갈등을 부각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당일 한 대표가 "의혹 규명을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해서도 불쾌감이 엿보인다.

여권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자신이 어떤 말을 했다는 것 부각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음 주 초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음 주 초에 해야 하니 오늘내일 중 면담 형식 등을 결론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텃밭 수성에 성공한 만큼 더욱 강한 쇄신 요구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내부 논의를 통해 이에 대한 대응 방안과 후속 조치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 설치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순칠 시민사회2비서관을 제2부속실장으로 내정하고 시설 공사가 끝나는 대로 제2부속실을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김 여사의 활동을 공적 시스템 안에서 관리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이 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 민의를 통해 파악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와 달리 이른바 '여사 라인' 청산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여사 라인'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또 한 대표의 요구대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경우 비선 의혹을 자인하는 꼴이 되는 만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기적으로도 국정감사와 예산 국면을 앞두고 있어 큰 폭의 인적 쇄신은 어렵다는 것이 대통령실 내부의 인식이다.

다만, 이전부터 미뤄진 정부와 대통령실 내 인사 수요가 있고, 곧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자연스럽게 대통령실 내 인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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