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컬럼비아대, '친팔 시위'로 직원 괴롭힌 유대인 교수 징계

연합뉴스 2024-10-17 18:00:45

"시위 허용했다" 직원 괴롭혀 출입 금지…"보복행위" 반발

컬럼비아대 샤이 다비다이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컬럼비아 대학이 교내 친(親)팔레스타인 시위 등을 이유로 직원들을 반복적으로 괴롭히고 협박한 유대인 교수에게 교내 출입 금지 처분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컬럼비아 대학은 샤이 다비다이 경영학 교수에 대해 캠퍼스 출입을 당분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비다이 교수는 직원 교육을 마친 뒤 캠퍼스 출입이 허용될 예정이다.

다만 대학 측은 교육이 얼마간 진행될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출입 금지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7일 캠퍼스에서 진행된 시위 때문이다.

당시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는 가자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이스라엘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가 있었다.

다비다이 교수는 대학 측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하마스 기습공격 희생자 추모행사를 방해하도록 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현장을 지나가던 카스 홀로웨이 대학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직원들에게 시위를 허용한 이유를 따져 묻고 그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또 "컬럼비아대학의 COO가 10월 7일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했다"고 비난했다.

다비다이 교수는 그동안 교내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대학이 허용한 것에 대해 비난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컬럼비아대학은 유대인 학생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글을 여러 차례 올리기도 했다.

다비다이 교수는 대학 측의 징계 조치에 대해 "명백한 보복"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징계를 통보받고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대학이 징계를 통해 유대인 학생들, 유대인 커뮤니티에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컬럼비아 대학은 지난 4월 미국 대학가를 휩쓴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의 진앙이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교내에 텐트를 치고 장기 농성에 나섰고, 경찰이 이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100명이 넘게 체포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경찰에 시위대 해산을 요청했던 네마트 샤피크 총장은 여론의 역풍으로 지난 8월 사임했다.

컬럼비아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학기에 유대인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위협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