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 4·3 진혼극 '이카이노 삼춘의 깃발' 앙코르공연

연합뉴스 2024-10-17 18:00:43

극단 돌, 22일 김정문화회관·23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이카이노 삼춘의 깃발' 포스터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 4·3 때 일본으로 간 재일제주인들의 삶을 다룬 진혼극 '이카이노 삼춘의 깃발' 순회공연이 열린다.

이 연극은 4·3을 피해 일본에 정착한 이카이노 삼춘(삼촌의 제주어)이 손자, 손녀 15명을 둔 할머니가 될 때까지의 삶을 그린 1인극이다.

"일본 오사카 이카이노에는 4·3 당시 무참한 살육을 피해 밀항선을 탔던 제주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재일제주인 극단 돌의 김기강 대표는 4·3의 아픔과 일본으로 밀항한 재일제주인들의 삶과 애환, 달보다 먼 고향, 생생한 4·3의 기억을 80분 동안 열연한다.

첫 번째 공연은 22일 오후 7시 서귀포시 김정문화회관에서 진행된다.

다음날 같은 시간에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이 연극은 지난 7월 제주에서 처음 선보여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나 유족과 도민들의 재공연 요청으로 이번에 제주4·3평화재단의 지원으로 앙코르공연을 하게 됐다.

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관람석이 한정돼 구글 폼 페이지(https://forms.gle/hiwJFHFye1t4m9yv5)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김기강 대표는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 했지만 타국에서 씩씩하게 살았던 제주 삼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새로운 조국을 세우기 위해 희망에 가득 찼던 섬사람들의 맑은 마음, 희망과 열정, 그리고 재일제주인들의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극단 돌은 재일동포 3세인 김기강, 권기자, 황유자로 구성됐다.

모든 생물의 존엄을 다룬 '강아지 똥',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인생을 다룬 '캐러멜', 부락 차별의 역사를 다룬 '사람의 가치 - 다마짱과 하루짱' 등의 작품으로 한일 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