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교육감 "일제고사 부활은 재앙…교육적 진단은 필요"

연합뉴스 2024-10-17 18:00:41

학습 느린 학생 위해 '학습진단치유센터' 도입 강조

학생인권조례 재발의에 '확답' 피해…"시의회와 협력하겠다"

취임사하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17일 "일제고사 부활은 큰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에서 경쟁했던 조전혁 후보의 '진단평가 확대' 공약을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정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단순 평가로 특정 학교를 (성적으로 줄 세우는 것은) 교육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학습이 느린 학생을 위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진단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학습진단치유센터'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추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학생인권법 제정이나 학생인권조례 재발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다음은 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코로나19 시기 학력 저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 코로나19 세대가 가진 빈 곳에 대해 우리가 대책을 충분히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배려와 관심,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

--학력 저하 문제로 전수 평가를 도입해야 하나.

▲ 하나의 방식으로 평가하는 일제고사가 부활하는 것은 큰 재앙이다. 학교 (평균) 성적을 올리기 위해 느린 학습 학생들은 학교에 못 오게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교육적인 맥락에서의 진단이 필요하다. 기초학력이 부족하거나 느린 학생을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진단도 필요하다. 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 등 전문가들과 방법을 논의하겠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악화시켰나.

▲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저하됐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 교권 침해는 다차원적으로 일어난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학생인권법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과 긴밀하게 생각하겠다.

취임사하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다면 재발의할 것인가.

▲ 가혹한 질문이다. 10년 전에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 권리가 약했기 때문에 (학생인권조례가) 나왔다. (학생 인권이) 본궤도에 올라가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와 관계는.

▲ 오전에 시의회 의장을 만나서 이야기하니 2년 전보다 공감대가 많이 생겼다고 했다. 시의회와는 상호 협력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최대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가져오는 것이 좋다.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신중한 입장으로 알고 있다. 내년 서울에서의 도입을 축소할 것인가.

▲ 어렵다. (그렇지만) 정부에서도 고민이 많을 텐데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다.

--유·초·중등 교육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교에도 일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예산을 깎아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논리다. 자녀 교육에 (예산을) 써야 효과가 미래에 온다.

-- 사교육 경감 방안은.

▲ 공교육은 선, 사교육은 악으로 보는 것 같지만 실제 부모와 학생은 사교육 시장을 많이 활용한다. 나도 사교육에 대해서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큰 부담 때문에 교육 기회를 상실하고 교육 격차가 심화하는 것을 경계한다. 교육 시장의 공공성을 어떻게 강화할지 고민하겠다.

sf@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