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평원, 증원취소 주장…의사 입장에 지나치게 치우쳐"

연합뉴스 2024-10-17 16:00:44

의평원 '평가·인증' 규정 개정 비판에 "공정할 공적 책무 있다" 반박

입장문 발표하는 안덕선 의평원장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교육부는 의대 증원에 대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입장이 특정 직역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음을 지적하며 책무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정 개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교육부는 17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의평원을 포함한 인정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한다"면서도 "평가인증의 공적 성격이 증대함에 따라 인정기관의 공적 책무성도 중요해져 이를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령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 배포는 전날 의평원이 대통령령 개정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평가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그 어떤 조치도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한 데 따른 대응이다.

교육부

앞서 교육부는 지금과 같이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 의평원이 불인증하기 전에 의대에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주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령안에는 의평원과 같은 인정기관이 평가·인증 기준을 바꿀 때 교육부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인정기관 공백기에 기존 평가·인증 유효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의평원이 증원 의대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자칫 인증 취소 대학이 생겨 정부가 예정한 규모의 의료인력 배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교육부가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의평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의대 교육 여건과 질을 확인하고 사회에 알릴 책무가 있으며, 모든 의대는 제대로 된 교육 여건을 갖춰야 한다"며 "의학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의평원의 활동은 어떤 감언이설로 포장된 명분으로도, 부당한 외부 압력에 의해서도 훼손되거나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의평원이 개정안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2천명 의대 증원 정책을 취소하거나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인증을 수행해야 하는 인정기관으로서의 책무성과 무관하게, 특정 직역의 입장에 지나치게 치우쳐져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책망했다.

또 "의평원은 민간이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고등교육법에 따라 교육부가 심사를 거쳐 지정한 평가인증 인정기관"이라며 "따라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인증 업무를 수행해야 할 공적인 책무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인증 전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주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대학과 학생의 불이익과 의료 인력 양성의 차질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수한 상황에서까지 불인증 유예 적용 여부를 인정기관의 자체 판단에만 맡기기에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거를 대통령령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