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립중앙의료원 병상가동률 40% 불과…손실 400억 달해

연합뉴스 2024-10-17 14:00:51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돼 환자 감소…전진숙 의원 "정부가 '착한 적자' 보상해야"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환자 감소로 국립중앙의료원의 올해 병상 가동률이 40%에 불과, 손실은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부의 회복기 손실 보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이곳의 연 병상수(보건소 신고 기준 일 병상수의 연간 합계)는 12만1천756개, 연 인입원환자 수는 4만8천737명으로 병상가동률은 40.0%였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2020∼2023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팬데믹 발발 이후 절반 가까이 떨어진 병상가동률이 전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3년간 의료원의 병상가동률은 각각 73.7%, 71.5%, 66.6%로, 이 기간 평균 가동률은 70.6%였다.

그러나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2020년 병상가동률은 27.4%로 곤두박질쳤다. 다음 해부터 조금씩 증가해 2021년 38.4%, 2022년 36.7%, 지난해 49.1%를 기록했지만, 원래 수준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

이에 따른 올해 의료원의 수입 감소분은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의료원이 세입세출 예산을 수립하기 위해 잡은 추정 의료수익은 1천446억3천100만원이었지만, 실 의료수익은 1천46억4천100만원일 것으로 예상돼 모자라는 399억9천만원만큼 지출을 조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세입예산 대비 실수익 부족분은 지난해(282억5천100만원), 2022년(378억3천600만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이미 코로나 팬데믹 기간(2020∼2023년) 동안 의료원의 수입 감소분은 총 1천341억8천799만원에 달했고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손실은 팬데믹 시기 의료원이 코로나 격리 병동을 구축하고 일반 병상을 비워 코로나 전용 병상으로 운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공공의료기관들은 코로나 환자를 받느라 다른 환자를 아예 받지 못했고, 지정 해제 이후에도 줄어든 환자 수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호소해왔다.

특히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은 감염병 환자 진료와 검사, 감염병 대응 교육·훈련, 신종 및 고위험 감염병 임상연구, 감염병 대응 자원에 대한 관리 및 평가, 환자 의뢰·회송체계 관리 역할을 총괄 수행하고 있다.

의료원은 팬데믹 기간인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는 손실 보상 개산급 개념으로 총 1천56억5천900만원을 받았지만, 회복기 이후에도 줄어든 환자로 인한 손실 보상은 받지 못하고 있다.

전진숙 의원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감염병 확산을 막느라 발생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착한 적자'를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가 조속히 의료원의 회복기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