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장신대 '친인척 신입생' 놓고 "유령 학생" vs "정상 절차"

연합뉴스 2024-10-17 14:00:44

교수 노조 "총장·보직교수가 허위로 친인척 입학시켜"

총장 "과거에도 교직원 가족들 입학, 문제없어"

한일장신대학교

(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신학대학인 전북 완주군의 한일장신대학교가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총장과 보직 교수의 친인척 등을 동원해 이른바 '유령 학생'을 입학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학은 "이전에도 교직원 가족이나 친인척이 학교에 다니곤 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17일 한일장신대 교수노조에 따르면 2024학년도 신입생 2차 추가 모집으로 입학한 학생 43명 중 절반가량이 지난 3월 초 수강신청 등록 기간 중 아예 수강신청을 하지 않거나, 수업에 불참하고 있다.

노조 측이 이들의 인적사항 등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가 총장과 보직교수의 지인이나 친인척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2024년 신입생 2차 추가 모집 마지막 날인 2월 28일, 교수 중 일부가 입학처 사무실에 모여 총장이나 보직교수의 친인척 등을 동원해 '유령 학생'을 신입생으로 등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기관평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항목 중 하나인 충원율(3년간 평균 95%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대학이 '유령 학생'을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신학대학 특성상 만학도가 많긴 하지만, 영어 원서를 읽어야 하는 간호학과 등에도 만학도가 등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만일 이 같은 '유령 학생'이 없었다면 올해 신입생 충원율은 70% 밑으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배성찬 총장은 "일부 교직원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배 총장은 "그동안 '가족장학금' 제도를 운용해올 만큼 대학 교직원의 가족이 학교에 다니는 것은 이상한 모습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추가 모집으로 입학한 만학도 중 일부가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것은 수강 신청 시스템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다만, 등록을 원하는 학생이 원서 마감까지 미처 서류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학교 측이 대신 (관련 서류를) 작성해줬을 뿐,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 사안에 대해 지난 4월부터 조사하고 있다.

w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