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목포대와 연합형 통합…연합의대' 주장

연합뉴스 2024-10-17 10:00:39

순천·목포에 의대캠퍼스 각각 운영…폐기된 공동의대와 '비슷'

순천대학교 대학본부 전경

(무안=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전남 국립의대 설립 방식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순천대학교가 '목포대학교와 연합형 통합을 통한 연합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순천대 이병운 총장은 17일 교직원들에게 드리는 글 형식을 통해 "우리 대학과 목포대가 통합에 합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총장으로서 오랜 고민 끝에 우리 대학의 미래와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대학 통합의 방향으로 연합형 통합(대학)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연합형 통합 대학은) 하나의 교명을 사용하지만, 기존의 캠퍼스별로 총장을 선출하는 등 거버넌스와 인사, 재정, 학사 운영에 있어 모두 독립적 권한을 가지는 느슨한 통합 모델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전남도의 공모 절차 중단 요구를 거듭 밝히면서 "통합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국립의대 신설이므로, 국립의대 신설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당장 성급하게 통합을 논의할 필요는 없다"며 '순천캠퍼스'에 의대 유치를 강력히 희망했다.

이와 관련, 순천대 박병희 의대설립추진단장은 연합의대 방식과 관련해 "순천과 목포 주민들을 위해 양 지역에 의대와 대학병원이 각각 설립돼야 한다"며 "목포와 순천에 정원 100명씩 두 개의 의대(캠퍼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의대학장도 각각 별도로 둔다"고 밝힌 바 있다.

순천대의 이러한 연합의대 구상은 전남도가 한때 검토했다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폐기했던 공동의대(두 개 대학이 통합 없이 한 개 의대를 두 개 캠퍼스에 운영) 방식과 본질적으로 비슷한 것이란 지적도 있다.

목포대

특히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용역기관이 '최적안'으로 제시했던 '1개 의대·2개 대학병원 설립안'과도 거리가 먼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 연세대 의대(서울)와 분교 형태의 연세대 원주의대(미래캠퍼스)가 의대 정원을 각각 배정받아 의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을 뿐 우리나라 나머지 의대들은 '의대 주소지'가 사실상 한 곳이다.

서울대와 연세대, 전남대의 경우 예과 1∼2학년생들이 서울 관악캠퍼스, 인천 송도캠퍼스, 광주 학동캠퍼스에서 교양과목 위주의 수업을 받고, 본과생들은 대학병원이 있는 서울 연건캠퍼스, 서울 신촌캠퍼스, 전남 화순캠퍼스를 '의대 본거지'로 삼아 의학 수업을 받는다.

목포대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통합대학은 1명의 대학 총장을 선출하고, 교명을 통일해야 한다"며 "연합의대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순천대가 2명의 총장을 선출하는 연합대학이란 명칭으로 통합을 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가 최근 들어 군불을 때고 있는 통합대학을 위해서는 상당한 절차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대학통합을 하려면 입학정원 조정 계획 등 통폐합 신청서, 대학 간 합의서, 각 대학 내 의사 결정 기구 회의록 사본, 각 대학 내외부 의견수렴 결과서를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교육부는 국립대학 통폐합 심사위원회 심사와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승인되면 양 대학은 통합 이행 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한 뒤 대학 간 이행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따라서 전남도 목표대로 2026학년도 국립의대 정원을 배정받으려면 다음 달까지 의대 설립 대학을 정부에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통합의대가 물리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