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이사장 "의료대란, 끝이 안보여…재정적자 유념하겠다"(종합)

연합뉴스 2024-10-17 00:01:06

복지위 국감…"의대증원 필요, 의료개혁 의도한 대로 갈것"

심평원장 "의대 휴학은 개인 권리…내년 7천500명 수업 불가능"

답변하는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8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 "끝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료대란이 언제 종결될 것 같으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에 백 의원이 "끝이 안 보인다면 건보 재정이 계속 나가게 되는데 곶감 빼먹듯이 빼먹어도 되겠냐"며 2028년에 건보 재정 준비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제시하자 "유념해서 보고 있다"고 했다.

또 공단 이사가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재정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복지위 국감에서는 의료공백 상황 수습에 건보 재정이 계속 투입되는 것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료대란으로 건보 재정을 2조 사용하고 앞으로도 의료개혁에 20조 쓰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냐"고 묻자 정 이사장은 "지금까지 계획되고 일부 진행된 과정에서 (건보) 재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공단이 집행하는 부분에서 이번 사태로 인한 변화는 크게 없고, 취약계층 보호나 보장성 강화 같은 부분들은 쉼 없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이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건보 재정 부담이 큰데 대책이 있느냐"라고 묻는 말에도 "아직까지는 예측했던 금년도 급여 지출 총액보다 적게 나가고 있다"고 했다.

국고 투입 필요 여부를 묻는 말엔 "정부도 부담을 해야 하지만, 저희가 지출해야 될 부분에 지출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응급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국민들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치료를 주저하니 재정이 절약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책임의식을 가지시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의료대란 끝을 모르겠다고 하시니 걱정이 된다. 끝을 모르는 재정 소요가 많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니 의료개혁특위 안에 무조건 오케이 하지 말고 책임감을 가지시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절약이 일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박주민 의원의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답변하는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날 정부의 의대 증원 관련 정책에 대해 의사 출신인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의대생들의) 휴학은 개인의 권리"라며 내년도 7천500명 의대 수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천500명은 올해 수업을 듣지 못한 의대생들과 내년도 증원된 의대생들을 합친 1학년생 숫자다.

휴학 관련 질의는 최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계 제출에 대해 "휴학은 권리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나온 것으로, 강 원장의 답은 장 수석 발언과 엇갈렸다.

강 원장은 의대 증원에 찬성하냐는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물음에는 "말씀을 드리기가 곤란하다"고 답했지만, "실습을 하는 경우에는 내년도 7천500명 수업은 거의 불가능하고, 이론만 하는 경우에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교육부가 상황에 따라 의대 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할 수 있게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5년은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휴학, 교육과정 단축에 관한 질의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숫자는 몰라도 의대 증원에는 찬성한다", "예과이기 때문에 내년도 7천500명 수업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의대 증원과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서영석 의원의 질의에 "정부가 필수·지역의료에 대해 많은 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그대로 한다면 원래 의도했던 의료개혁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fa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