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김제덕 "김우진·이우석 너무 잘해…내겐 파이널 티켓 안 와"

연합뉴스 2024-10-17 00:01:01

김제덕, 완벽한 우승으로 2관왕…"올림픽·전국체전,모든 대회가 어려워"

전국체전 양궁 김제덕 집중

(진주=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양궁 남자 대표팀의 막내 김제덕(예천군청)이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형들을 제치고 우승하고도 울상을 지었다.

김제덕은 16일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연병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일반부 개인전에서 남유빈(현대제철)을 6-0(29-28 29-28 29-28)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은 남자 일반부 예선 90m, 70m, 50m, 30m 결과를 합산한 개인 종합 랭킹에서 1천378점으로 1위에 올랐고, 토너먼트에서도 32강부터 결승까지 상대를 연파해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제덕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돌아온 뒤에도 아쉬움없이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전국체전이 끝이 아니다. 2025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전국체전 양궁 김제덕 금메달

김제덕은 오는 19일부터 멕시코 틀락스칼라에서 열리는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파이널 얘기가 나오자 잠시 울상짓기도 했다.

이번 대회가 끝나고 대표팀 형들인 김우진(청주시청)과 이우석(코오롱)은 '왕중왕전'격인 월드컵 파이널에 나서는데, 김제덕은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드컵 파이널은 올해 열린 월드컵 1∼3차 대회 남녀 개인전 우승자, 파리 올림픽 개인전 우승자, 월드컵 랭킹 포인트 상위 3명, 개최국 우수선수 1명이 모여 올해 세계 최고의 궁사를 가리는 대회다.

종목별 동일 국가 선수 출전은 2명으로 제한된다.

김제덕은 월드컵 랭킹 8위에 올랐지만, 1위 김우진과 2위 이우석에 밀려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김제덕은 "김우진과 이우석이 너무 잘한다. (김우진은 올림픽에서, 이우석은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우승을 해버려서 파이널 출전 티켓이 나에겐 아쉽게도 오지 않았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파이널은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많다. 잘 준비해서 파이널에 나가보는 게 또 하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전국체전 양궁 김제덕 금메달

김제덕은 이날 개인전 우승으로 전국체전 통산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 예선의 거리별 기록 순위에 따른 메달은 제외한 수치다.

도쿄와 파리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3개나 획득한 김제덕이지만, 전국체전 금메달은 2개뿐이다.

금메달 3개를 딴 올림픽과 2개를 딴 전국체전 중 어떤 대회가 더 어려운 대회냐는 질문에 김제덕은 웃으며 "모든 대회가 어렵다"고 말했다.

"매 대회를 준비하면서 아쉬움이 없게 하려고 한다. 혹시나 준비한 걸 다 펼치지 못하지는 않을까라는 불안감도 있다"는 김제덕은 "올림픽이든 전국체전이든 국가대표 선발전이든 항상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국 양궁, 새역사 쓰고 금의환향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우진은 '양궁 교과서', 이우석은 '만화책', 자신은 '빈 공책'이라고 표현했던 김제덕은 오늘의 일기에 '믿음'을 적어둘 생각이다.

김제덕은 "믿음을 갖고 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늘 결승에서 그 생각이 긍정적인 믿음으로 다가왔고,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한 번 더 되새기면서 다음 대회를 또 새롭게 준비해 나가자는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김제덕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대선배 오진혁을 이번 대회에서 적으로 만났다.

오진혁이 김제덕의 결승 상대인 남유빈의 코치로 대회에 나선 것이다.

김제덕은 "오진혁 코치님과 대표팀에서 약 4년 동안 같이 있었는데, 뒤에서 스코프를 보고 계시니 또 느낌이 새로웠다"며 "오진혁 코치님의 또 하나의 길이 생긴 셈이다. 그래서 많이 응원도 하고, 고생하셨다고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soru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