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선] "우리동네 일꾼 내손으로" 퇴근길도 투표 발길(종합)

연합뉴스 2024-10-16 20:00:22

부산 금정·인천 강화·전남 영광과 곡성 단체장·서울시교육감 선출

내 손으로 뽑는 지역 일꾼

(전국종합=연합뉴스) 10·16 재·보궐선거일인 16일 전국 투표소에서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한 유권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가 없는 '미니 재보선'이지만, 총선 이후 여야에 대한 민심을 가늠하는 선거로 평가되면서 선거운동과 투표 열기도 달아올랐다.

백발 어르신부터 아기를 품에 안은 신혼부부까지 전국 4개 기초자치단체장(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곡성군)과 서울시교육감을 뽑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텃밭인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단일화 후보가 격전을 벌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소에는 이날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금정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긴 줄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출근 전 투표를 하러 온 정장 차림 직장인들과 운동복을 입은 어르신들이 투표에 나섰다.

김태훈(62)씨는 "오늘 아침식사 내내 누구를 뽑을지 가족들과 이야기했다"며 "노령 인구가 많아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약속을 지키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표 행사를 위해 줄 선 유권자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야권 후보간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진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구에 마련된 영광읍 영광공업고등학교 투표소에도 평일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게 운영 시작을 한 시간 미루고 온 자영업자, 두 살배기 아기와 함께 온 신혼부부, 다리가 아픈 배우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온 백발의 남성 등 유권자들은 저마다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했다.

배우자의 손을 잡고 온 강모(84)씨는 "중간에 다시 군수를 뽑는 선거라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희생·헌신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곡성군수 재선거 투표가 치러지는 전남 곡성군 겸면 문화센터 투표소에도 동이 트기 전부터 고령층 유권자들이 모여들었다.

곡성군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한 이송 버스에서 지팡이를 짚으며 힘겹게 내린 노인,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동한 장애인 등 유권자들은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해 한 표를 행사했다.

'아이에게 소중한 한표를'

강화군수를 뽑는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신문리 대안경로당 투표소도 오전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이 찾으면서 활기를 띠었다.

유권자들은 1층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선거 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소에 들어가 지지 후보를 선택했다.

거동이 불편한 일부 유권자는 노인용 보행기나 지팡이에 몸을 의지했고, 일부는 가족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출근 전 서둘러 투표소를 방문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70)씨는 "가게를 열기 전 투표부터 하러 왔다"며 "편 가르기를 하지 않고 소상공인에게 차별 없이 혜택을 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위해 서울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는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 속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지역 교육 정책을 책임질 교육감을 뽑기 위한 유권자 가운데에는 하교 뒤 첫 투표를 하러 온 고3 학생들도 함께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대통령실과 가까운 용산구 용산공예관 투표소를 방문해 한 표를 행사하고 선거 사무원들을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투표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일꾼을 뽑는 투표소에 유권자 발걸음이 뜸한 것을 보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동대문구에서 만난 이모(49)씨는 "제가 볼 때는 (이번 선거가)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하다"며 "투표하시는 분들도 좀 많이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점심시간 짬을 내 투표하러 온 시민들도 교육감 선거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포구 아현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윤대섭(83)씨는 "교육감 선거는 일반 선거와 달라서 소홀히 여길 수 있지만 교육 정책은 중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일하다가 점심시간에 왔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투표소를 찾은 김모(24)씨는 "남녀 갈등과 저출산 등 많은 사회 문제가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며 "갈등을 부추기는 교육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투표율(사전투표분 포함)은 18.96%로, 유권자 864만5천180명 중 163만9천493명이 투표했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투표율이 65.3%로 가장 높았고 곡성군수 재선거 61%, 인천 강화군수 보선 52.9%,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투표율 39.7%, 서울시교육감 보선 17.86%를 기록했다.

(장아름 김상연 김혜인 박성제 이미령 정다움 조다운 기자)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