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LG 팬' 임시현 "단체전서 서로 KIA·두산 응원가 불러줬어요"

연합뉴스 2024-10-16 19:00:27

신궁 임시현, 전국체전 4관왕…"내년엔 개인전 3연패·단체전 2연패 욕심"

전국체전 양궁 결승전 임시현

(진주=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전국체육대회에서 양궁 4관왕에 오른 신궁 임시현에겐 한국체대 동료들과 함께 이룬 단체전 우승이 가장 값졌다.

임시현은 16일 경남 진주의 공군교육사령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전 양궁 여자 대학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뒤 연합뉴스와 만나 "단체전 우승을 확정한 기쁜 순간을 다시 영상으로 보려고 했는데, 라이브가 없더라. 너무 아쉽다"며 울상지은 뒤 "그 영상이 있다면 꼭 다시 보고 싶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난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임시현은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기필코 우승하겠다고 다짐했고, 그 목표를 이뤘다.

이날 여자 대학부 단체전 결승전에서는 한국체대(서울)와 순천대(전남) 양 팀 선수들이 여러 차례 실수해 전반적으로 점수가 높지는 않았다.

서울은 전남을 슛오프 접전 끝에 5-4(56-54 54-55 52-54 54-53 <30-27>)로 꺾었는데, 특히 1세트를 먼저 가져오고도 2세트와 3세트에서 54점, 52점을 쏴 역전당했다.

전국체전 양궁 금메달 임시현

먼저 화살을 쏜 4세트 역시 54점으로 마쳐 패배 직전에 몰렸으나 상대의 마지막 화살이 9점에 꽂혀 구사일생했고, 슛오프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잡고 슛오프 승부까지 끌고 간 건 역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에이스' 임시현이었다.

동료들의 화살이 일곱 차례나 7∼8점에 꽂혔지만 임시현은 8발 중 5발이나 10점과 엑스텐(10점 정중앙)을 정확히 뚫어냈다.

"저희가 요즘 프로야구에 빠졌다"는 임시현은 "나는 LG 트윈스 팬이고, 한 명은 KIA 타이거즈, 한 명은 두산 베어스 팬"이라며 "각자가 응원하는 프로야구 팀의 응원가를 서로 불러주면서 분위기가 침체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임시현은 "지난해엔 조금 아쉽게 2등을 해서 올해는 우승을 바라보고 준비했다. 행복했던 우리 모습을 보고 싶은데, 딱 잘린 것 같다. 기쁜데 조금 아쉽다"며 단체전 우승이 그만큼 간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회에서 "개인전 3연패와 단체전 2연패를 욕심내 보겠다"고 했다.

전국체전 양궁 금메달 임시현 즉석 사인회

앞서 개인전 거리별 예선에서 60m 1위, 50m 1위, 30m 2위에 오르고, 이날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어 양궁 4관왕을 달성한 임시현은 "지난해엔 3관왕이었는데, 올해는 4관왕이 돼 영광스럽다"며 "내 노력의 가치가 이렇게 인정받은 것 같아 더 뿌듯하다"고 스스로 대견해했다.

전국체전 4관왕을 달성한 임시현은 17일 곧바로 멕시코로 출국한다.

'왕중왕전' 격인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파이널 대회에 올림픽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임시현은 "올해 너무 잘 달려왔기 때문에 월드컵 파이널과 국가대표 2차 선발전까지 잘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기세를 몰아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겠다"고 말했다.

soru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