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 산업 데이터 구축…기후변화 대응 발판 마련

데일리한국 2024-10-16 15:55:58
산업단지공단이 디지털 프로덕트 패스포트(DPP) 구축에 나섰다. 이를 위해 독일 LNI 4.0과 협약을 맺고 한국판 카트나-X 구축에 나선다.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제공 산업단지공단이 디지털 프로덕트 패스포트(DPP) 구축에 나섰다. 이를 위해 독일 LNI 4.0과 협약을 맺고 한국판 카트나-X 구축에 나선다.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산업 데이터 구축에 첫 발을 내딛었다. 제조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생산 최적화와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산단공은 독일 디지털 선도기관인 LNI 4.0(랩 네트워크 인더스트리)와 산업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독일 연방경제부 산하기관인 LNI 4.0은 독일 산업 4.0 정책을 추진하는 선도기관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테스트 베드를 제공하며 기업들이 디지털 신기술을 안전하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선 산업 데이터를 디지털 프로덕트 패스포트(DPP)라고도 부른다. DPP 안에는 원료 수급에서 보관, 운송, 생산, 유통, 폐기까지 상품의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심지어 에너지·화학물질 사용량과 적용된 설비 기자재, 온실가스 배출량 등 제품 생산과정의 이력이 디지털 정보로 담겨 있다.

일각에선 DPP를 공유하면 제조 비법 등 기밀도 유출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시 무역규제를 피하기 위해선 DPP를 공유할 수 밖에 없다.

가령, 2026년 철강부문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는 EU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선 탄소배출량을 제시해야 한다. EU가 설정한 기준(배출권 가격)보다 탄소배출을 많이 할 경우 탄소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때 DPP를 활용해 배출량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EU는 DPP 구축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안을 차례로 입법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카트나X(Catena-X)로 불리는 DPP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으며 GAIA-X도 구상하고 있다.

일본도 ‘우라노스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DPP를 집약하고 있다. 일본이 EU와 별개의 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는 제조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한국은 DPP 구축이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업별, 제조사별로 제조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지만, 단위 기업, 단위 공장에서 활용할 뿐 이를 통합해 관리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실에 따르면 국가 온실가스의 42.5%를 산업단지가 배출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산단공은 LNI 4.0과의 협약에 따라 국제 데이터 표준 개발 협력, 카트나X 방식의 산업 데이터 스페이스 개발 지원 등 산단형 산업데이터 공유와 데이터 표준 개발지원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산업 4.0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과 기술 지원사업 촉진 △기관 간 관련 지식 공유 △산업단지 입주기업 대상 마케팅과 교육활동 지원 △협력 분야의 기술 워크숍 등이다.

산단공은 독일 LNI 4.0과 협력을 통해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