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김영환 "노태우 일가, 동아시아센터 통해 비자금 상속 의혹"

연합뉴스 2024-10-16 12:00:32

'김옥숙 차명계좌 왜 덮었나' 문제제기에 국세청장 "증빙 보관 기간 넘어"

답변하는 강민수 국세청장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를 이용해 비자금을 편법 상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세청 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동아시아문화센터의 비정상적인 운영 실태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일가가 1997년 2천628억원의 비자금 추징을 선고받은 후 경제적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추징금 납부를 미뤄왔으나, 실제 추징되지 않은 약 2천억원의 비자금을 국내·외에 나눠 은닉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차명계좌 등을 동원해 유배당 저축성보험(공제) 210억원을 가입했고, 아들 재헌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2016∼2021년 147억원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물려준 것으로 김 의원은 봤다.

김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에 95억원을 기부한 2020년 결산서류 출연자 목록에 김 여사와 아들 노 이사장의 관계가 '해당 없음'으로 돼 있는가 하면, 2023년 결산서류에 기부금 잔액이 0원으로 제출됐다가 지난 9월 20일 97억원으로 수정되는 등 부실 관리 정황도 있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 의원은 동아시아문화센터가 공익법인인데도 인건비를 제외한 순수 공익사업 지출 비용은 총자산 대비 0.3%인 8천만원가량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이날 '국세청이 2007년 김 여사의 저축성보험 차명계좌 가입 문제를 조사했을 당시 왜 덮었느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자금출처 조사를 나갔을 때 금융자료나 증빙 보관 기간이 있다. 그 기간을 넘어서면 손댈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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