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선] 서울교육감 선거, 차분한 분위기 속 유권자 발길

연합뉴스 2024-10-16 11:00:45

오전 투표소 대체로 한산…출근 전 직장인·생애 첫 투표 고3도

투표하는 시민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투표 날인 16일 오전 서울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 유권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투표가 평일에 이뤄지고 유권자 관심이 비교적 낮아 투표소는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지만, 유권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뽑은 후보가 당선돼 훌륭한 교육 정책을 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전 8시께 마포구 아현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25개월 딸, 아내와 함께 온 이우영(32)씨는 "아이가 있다 보니 교육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서 빨리 투표하고 출근하려고 했다"며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유도할 수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른 직장인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린 자녀가 없는 분들은 이번 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으시더라. 저녁엔 혹시 시간이 안 맞을까 봐 빨리하고 가려고 한다"며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단국대부속고 투표소에는 입시를 앞둔 자녀를 인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와 생애 첫 투표를 하는 고3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는 김모(54)씨는 "애들이 학교에 다니니까 출근 전 투표를 하러 왔다"며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좋은 학교에 가고 다른 데 관심 있는 아이들은 그걸 잘 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태어나서 처음 투표했다는 고3 학생 고모(18)군은 "등교하는 데 투표소가 보이길래 수업 시작 전에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왔다"며 "첫 투표라 뿌듯하다. 해 보니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라 앞으로도 투표권을 계속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투표소를 찾은 친구 이모(18)군은 "공약을 훑어보고 가장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 같은 후보자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전했다.

소중한 한 표

동대문구 이문제2동 제1·2투표소가 차려진 이문초에서 투표를 한 홍건표(49)씨는 "입시 등에 관한 교육 정책이 빨리 확정되고 제대로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등이 시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서 수능도 변화돼야 할 거 같은데 제대로 반영이 안 되고 있다"고 촉구했다.

출근길에 투표소를 들른 공병선(35)씨는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들이 크게 변화될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억지로 교육 내용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며 "교과서에 나온 내용만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 2층 강의실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고령 유권자들이 주로 발걸음을 했다. 유권자들은 대기 줄 없이 곧바로 본인 확인을 하고 투표용지를 배부받았다.

투표하고 나온 장현명(70)씨는 "손주들을 위해 투표하러 왔다"며 "능력 있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언급하며 "그런 분들이 더 나올 수 있는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뜸한 것을 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동대문구 투표소에서 만난 한 80대 여성은 "아침에 이른 시간이라도 몰라서 사람이 너무 없어서 깜짝 놀랐다"며 "사람이 너무 없어서 투표소가 아닌 줄 알고 다른 사람한테 여쭤보고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목발을 짚고 투표소에 나온 이모(49)씨는 "제가 볼 때는 (이번 선거가)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하다"며 "투표율이 많이 떨어지는데 투표하시는 분들도 좀 많이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서울시교육감 투표율은 3.1%다. 지난 11∼12일 진행된 사전 투표율은 8.28%에 그쳤다.

(홍준석 이미령 안정훈 이율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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