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선] "후보에 닿기를" 유권자들 한뜻으로 한표 행사

연합뉴스 2024-10-16 11:00:45

이른 아침 투표소 발걸음 행렬…"제대로 된 일꾼 당선되기를"

'내가 뽑는 일꾼'

(영광·곡성=연합뉴스) 정다움 김혜인 기자 = "다시 뽑는 군수 선거인 만큼 제대로 된 지역 일꾼이 당선되기를 소망합니다."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시작한 16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공업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평일인데도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 43.06%로 이미 많은 유권자가 투표한 만큼 대기 줄이 설 정도로 투표소가 붐비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참정권 행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았다.

가게 운영 시간을 1시간 미루고 온 자영업자, 두 살배기 아이를 데리고 온 신혼부부, 다리가 아픈 배우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온 백발의 할아버지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한 유권자는 군수 선거에 야권 당 대표들이 총출동했던 선거였으므로 유권자들도 "예를 갖춰야 한다"며 중절모·양복을 차려입고 자신의 차례를 차분히 기다리기도 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진보당·조국혁신당 등 3파전 구도가 형성돼 최대격전지로 손꼽힌 만큼 자기 가족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배우자의 손을 잡고 투표소에 온 강모(84) 씨는 "2년 만에 군수를 새로 뽑는 선거라서 투표하러 왔다"며 "이번에는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희생·헌신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길어지는 투표 행렬

영광과 마찬가지로 이날 군수 재선거가 치러지는 곡성 투표소에도 저마다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기 위한 유권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부터 전남 곡성군 겸면문화센터에서는 아침을 거른 채 투표소를 방문한 노인들이 모여들었다.

곡성군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한 이송 버스에서 지팡이를 짚으며 힘겹게 내린 노인, 가족의 도움을 받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온 장애인 등 유권자들은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해 한표를 행사했다.

유권자 대다수가 고령인 탓에 선거인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적는가 하면 투표용지 글씨가 뿌옇게 보인다며 용지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유권자도 있었다.

한 할머니는 소중한 권리를 행사한 한표를 고이 접어 투표함에 두 손으로 넣기도 했다.

정모(69) 씨는 "장터를 오가면서 후보의 공약을 유심히 봤지만, 누구를 뽑을지 정하지 못해 투표 참여를 망설였다"며 "무릎이 불편한 내 손을 붙잡고 남편이 '그래도 투표는 해야지'라며 끌고 나왔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투표율은 곡성 7.7%·영광 9.8%로 각각 집계됐다.

da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