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전고체 배터리, 전기적 단락 따른 폭발 원인 밝혔다

연합뉴스 2024-10-16 10:00:29

원자력연 "고체 전해질 제조 개선 공정 제안"

고체 전해질의 표면구조 분석하는 연구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전기적 단락 원인을 밝혔다.

1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김형섭 박사 연구팀은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의 결정 구조가 변하는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고체 전해질 등으로 구성된다.

액체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화재 위험이 적으며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해질의 결정 구조가 변하면 순간적으로 많은 전류가 흐르면서 전기적 단락(쇼트)이 발생해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리튬의 양과 전해질 표면의 연마 정도가 고체 전해질의 결정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두 원인의 상관관계나 개선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리튬과 같은 가벼운 원소 분석에 유용한 중성자 빔으로 리튬양을 파악하는 한편 엑스(X)-선을 통해 고체 전해질 표면의 연마 정도에 따른 결정구조 변화량을 정량화했다.

전고체 배터리, 전기적 단락 원인 밝힌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

이 과정에서 리튬양과 연마 정도에 따라 고체 전해질 표면 결정구조가 정육면체에서 직육면체로 변화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결정구조가 직육면체로 변한 고체전해질은 이온 전도성이 낮아 리튬 이온의 원활한 이동을 방해하고 결국 전기적 단락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체 전해질 제조 단계에서 전기적 단락을 막을 수 있는 개선 공정을 제시했다.

전해질 표면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연마재 회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면 결정구조가 안정적으로 제어돼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형섭 책임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 단락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배터리 화재·폭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울산과학기술원 정성균 교수팀, 고려대학교 유승호 교수팀, 충북대학교 이동주 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실렸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