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3연승 지휘한 홍명보 "교체 선수들 헌신 좋았다"

연합뉴스 2024-10-16 00:00:56

한국, 이라크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서 3-2 승리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서 승리해 기뻐…야유 없어진 이유? 잘 몰라"

경기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

(용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후반전 교체로 나간 선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았다."

이라크전을 승리로 장식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전반에 터진 오세훈(마치다)의 선제골과 후반 오현규(헹크), 이재성(마인츠)의 골을 엮어 이라크에 3-2로 승리했다.

홍 감독의 선발, 교체 카드 모두 잘 먹혀들었다.

선발 투입된 스트라이커 오세훈이 선제골을 책임졌다. 후반 14분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팀이 2-1로 앞서나가게 하는 골을 넣었다.

역시 후반 14분에 교체로 들어간 문선민(전북)은 오현규 득점 장면에서 '기점' 역할을 했다. 그의 컷백이 결과적으로 오현규의 골로 이어졌다.

3-2 승리 이룬 홍명보 감독

백승호(버밍엄시티), 이승우(전북) 등 한국이 승기를 잡은 뒤 막판에 교체 투입된 선수들은 맹렬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승리에 이바지했다.

늘 '원팀' 정신을 강조하는 홍 감독은 "오늘 아주 좋았던 게, 후반전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런 점들이 팀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우리가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선수들이 알아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배준호(스토크시티)에겐 첫 선발 출전이다 보니 긴장감을 느낄 것 같아 평소 하던 대로 평안하게 하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오세훈이 좋은 활약을 펼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선수 교체 타이밍을) 조금 일찍 준비하고 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포백 수비라인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대표팀은 요르단전과 같은 전열로 이라크와 경기에 임했다.

조유민(샤르자)이 요르단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철기둥' 김민재의 짝으로 나섰다.

비록 두 골을 내줬으나 두 선수가 펼친 중앙수비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작전 지시하는 홍명보 감독

홍 감독은 "이번 두 경기 모두 (수비진이)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실점 장면도 전체적인 수비 조직의 문제라기보다는 집중력의 문제라고 본다"면서 "조유민이 이번 두경기에서 아주 잘해줬지만, 11월에 어떤 선수가 그 자리에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B조의 강호 요르단, 이라크를 연달아 상대한 이번 2연전은 월드컵 본선행의 최대 고비로 여겨졌다.

이를 '2연승'으로 잘 넘긴 홍명보호다. 9월에 치른 오만과 원정 2차전 승리를 더하면 3연승이다.

홍 감독은 "오늘이 어떻게 보면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승리해서 기쁘고, 승리를 가져온 선수들을 축하해주고 싶다"면서 "짧은 시간 동안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좋았다. 2승을 하며 마무리했는데, 각자 소속팀에 돌아가서 자기 역할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막아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9월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팬들은 홍 감독이 소개되거나 그의 얼굴이 전광판에 나올 때면 야유를 보냈다.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비난받으며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은 이번 연승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3만5천198명의 관중이 미르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홍 감독을 향한 야유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

홍 감독은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