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IA 기밀보고서 '中, 북러협력 강화 속 대담해진 김정은에 동요'"

연합뉴스 2024-10-16 00:00:33

우드워드 신간, 번스 CIA국장 6월 방중 보고서 내용 소개…"바이든에 보고"

"CIA국장, '북핵 대체로 자급체제-北 ICBM 기술 美 타격 가능 수준에 점점 접근' 판단"

"트럼프 외교안보 참모들, 주미대사 만나 '2기는 합리적·예측가능할 것'"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전쟁'(War) 표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6월 비밀리에 중국을 다녀온 뒤 군사협력 강화 등 북러 밀착에 중국이 동요하고 있다는 자신의 판단을 상관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미국 저명 언론인이 저서를 통해 밝혔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15일(현지시간) 펴낸 신간 '전쟁'(War)에는 번스 국장이 6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과 소통한 뒤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한 기밀 보고서 내용이 소개됐다.

보고서에서 번스 국장은 "강도를 더하는 러북 방위협력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대담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중국을 다소 동요하게 했다"고 적었다.

우드워드는 "중국은 북러협력 강화가 북한 지도자를 더 무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며 "특히 김정은은 자신이 충분한 주목을 못받고 있다고 느끼면 더욱 무모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드워드는 또 "김정은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실질적으로 발전했으나 그는 여전히 북한 밖에서의 물자 조달에 의지했는데, 그것이 CIA에는 그 교역(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물자 조달)을 은밀히 교란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적었다.

우드워드는 다만 CIA가 북한의 물자조달을 어떻게 교란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우드워드는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지금 대체로 자급 체제를 갖췄고 더 이상 외부의 지원이나 기술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핵무기를 미국에 도달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사용할 역량은 아직 보유하지 않았지만 점점 그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며 "그것이 김정은이 근년 들어 집중해온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번스 국장은 북러 방위 협력 관계가 갖는 리스크가 바로 이 대목이라고 판단하면서 무기 공급과 기술력은 북러 간에 양방향으로 오갈 수 있다는 평가를 했다고 저자는 전했다.

또한 번스 국장은 북한의 대미 핵공격 가능성에 대해 "논리적으로나 이성적으로 그(김정은)는 그것을 할 수 없을 것이며 하지 못하도록 억지될 것이나, 그렇게 할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 정말로 우려스럽다"고 보고서에 썼다고 저자는 전했다.

윌리엄 번스 미 CIA국장

우드워드의 신간에는 작년 1월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155mm 포탄이 부족하게 되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도로 포탄을 공급해줄 나라를 물색한 과정도 소개됐다.

미측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공급하지 않되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포탄이 공급되도록 할 수 있는 나라를 물색하면서 결국 한미가 관련 합의를 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저자는 "미 국방부는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위한 155mm 화포 50만발 이상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그것은 전장에서 쓸 부족분을 메우는데는 결코 충분치 않았다"고 적었다.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였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와 만났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첫 임기때보다 더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저자는 전했다.

오브라이언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관계가 양국의 상호 방어에 유용하며, 두 나라가 많은 짐을 함께 질 것임을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저자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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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