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CCTV에 북한의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 장면 담겨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안녕히 가십시오. 여기서부터는 개성시입니다'라고 적힌 파란색 도로 표지판 뒤편 길바닥에서 폭약이 터지고 흙먼지가 솟구쳤다.

멀지 않은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측 기업 차들이 분주하게 왕래하던 도로는 수년간 오가는 이 없더니 결국 그렇게 끊겼다.

북한의 15일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 장면은 우리 군의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잡혔다.

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경의선 도로의 군사분계선(MDL) 이북 약 10ｍ 지점에는 검은색 비닐 재질의 약 6ｍ 높이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그 뒤로 촬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갈색 옷을 입은 북한군들이 포착됐다.

정오 무렵, 가림막 뒤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더니, 이어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폭파 장소에 투입돼 작업하는 모습이 담겼다.

합참 관계자는 "경의선 도로는 오전 11시 59분께, 동해선은 낮 12시 1분께 폭파했다"며 "중앙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이고 모두 수십 미터 길이의 폭파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북한은 경의선 도로의 경우 MDL에서 북쪽으로 약 10ｍ 떨어진 곳부터 약 60∼70m가량 되는 구간을, 동해선은 약 40ｍ 구간을 각각 폭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해선 도로를 주시하는 군 CCTV도 폭파 당시 상황을 포착했다. 수풀이 우거진 사이, '금강산'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담긴 파란 표지판이 얼핏 보이는 이곳에서도 폭약이 터지며 흙먼지를 날렸다.

다만 폭파 규모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으로도 폭발에 따른 흙먼지가 그리 멀리까지 퍼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합참 관계자는 "TNT의 양은 한 구덩이당 수십㎏으로, 구덩이는 (도로) 양쪽에 각 수십 개씩 설치됐다"며 폭파에 의해 콘크리트를 완전히 들어낼 수 있는 양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그들이 주장하는 남북 연결 단절 조치를 오늘부로 가시화해 보여줬다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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