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덮진 명태균 폭로전…김건희 여사, 직접 입 열어 해명할까

데일리한국 2024-10-15 18:17:34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 씨와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가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상황 속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김 여사가 직접 입을 열어 해명에 나설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관계자는 15일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과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이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명 씨가)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명 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여사님(윤석열 대통령)'으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용을 캡처해 공개했다.

사진=명태균 씨 SNS 캡처. 사진=명태균 씨 SNS 캡처.

대화 내용을 보면 명 씨는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거다"라면서 "내일 연락 올리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은 "너무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제가 난감(합니다)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라면서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자기가 뭘 안다고. 아무튼 전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라고 답했다.

명 씨는 자신을 '선거판을 짜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2021년 6월부터 반년간 윤 대통령 부부와 매일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 씨가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명 씨는 이날 대화 내용을 캡처해 공개하며 "김재원 씨(국민의힘 최고위원)의 강력한 요청으로 알려 드린다. 재원아! 너의 세 치 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명 씨를 '곧 철창으로 들어갈 개'라고 지칭하며 "겁에 질려 아무 데나 왕왕 짖는 것 아닐까 싶다. 그 강아지는 빨리 철창으로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 한동훈 "국민 보기에 안 좋은 일 반복···조치 신속히 실행돼야"

명 씨와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자 정치권에는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공개 언급을 자제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까지 비판에 가세하면서 여권 내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이날도 한 대표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중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들이 보시기에 안 좋은 일들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다.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를 신속히, 그리고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실 내 김 여사의 측근으로 불리는 '한남동 라인' 등을 겨냥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촉구한 자신의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는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자리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예정된 독대에 대해 "개인적 정담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중요한 현안을 위해 논의하는 자리 아니겠나"라면서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여러 가지가 당연히 깊이 있게 (대화) 나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사이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이지 잘못된 것을 보고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것이 좋은 정치는 아니다. 당원, 국민이 바라는 건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고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찬대 "윤 대통령 부부, 피하지 말고 직접 해명해야"

야권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직접 해명할 것을 촉구하며 특검의 정당성을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 부부는 명씨 발언이 거짓말이라면 거짓말이라고 밝히고 명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더는 피하지 말고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벌어진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고 수상쩍은 부당 거래 의혹들이 날마다 터져 나오고 있다"며 "명씨의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명씨는 경선 때부터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정치적 조언를 아끼지 않았고, 대선 때도 그 영향력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 영향력의 절정은 3억6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니 당당하게 날마다 의혹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데도 대통령 부부가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지켜만 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하거나 침묵으로 위기를 피해 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며 "사실이라면 소상하게 진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