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원폭피해자 단체 "日 '니혼히단쿄' 노벨평화상 수상 축하"

연합뉴스 2024-10-15 15:00:29

"핵보유국, 핵무기금지조약 비준해야…세계 피폭자와 시민사회 연대 희망"

74주기 원폭 희생자 추도식

(합천=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한국 원폭 2세 환우 쉼터인 '합천평화의집'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일본 원폭 생존자 단체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선정된 데 대해 15일 축하 성명을 냈다.

합천평화의집 등 경남 합천지역 한국 원폭 피해자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상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 등 핵무기 보유국과 한국·일본 등 잠재국들은 핵무기를 근절할 수 있는 유엔의 핵무기금지조약(TPNW)을 비준하라"고 촉구했다.

TPNW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나아가 핵무기 개발, 생산, 비축, 사용, 사용 위협 등의 활동을 완전히 금지하는 조약으로 2017년 유엔에서 채택됐다. 비준국이 50개국을 넘으면서 2021년 1월 발효됐다.

그러나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핵무기 보유국과 일본과 한국 등 핵우산을 제공받는 국가들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니혼히단쿄는 TPNW 체결에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성명에서 한국 원폭피해자 단체들은 니혼히단쿄의 활동이 일본 내 피폭자들의 문제로만 각인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에서는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힘들게 살아가는 원폭 피해자 2·3세들의 절절한 삶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본은 물론 세계에 있는 피폭자와 시민사회의 소통·연대가 긴밀해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투하로 피폭된 한국인 원폭 피해자 70%가량이 합천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들 단체가 있는 합천군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린다.

jjh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