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경 우송학원 명예이사장 "소멸위기 지방대학 살길은 국제화"

연합뉴스 2024-10-15 12:00:27

'지역·국제인재 양성 큰길' 창립 70주년…우송대 '국제화 역량' 전국 1위

김성경 학교법인 우송학원 명예 이사장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현재 처한 소멸 위기의 지방대학이 살길은 사회·교육 환경 변화에 발맞춘 끊임없는 혁신과 특성화, 국제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는 16일 학교법인 우송학원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15일 만난 김성경(74) 명예 이사장은 이같이 힘줘 말했다

1954년 설립 후 시대 상황에 따른 여러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해온 우송학원은 '특성화 70년, 글로벌 100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중부권 최대 명문사학이라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김 명예 이사장은 해방 직후인 1946년 국내 최초의 문구 회사인 동아연필을 창업한 선친 고(故) 김정우 우송학원 이사장(설립자)의 뒤를 이어 2대째 우송학원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

선친은 6·25 한국전쟁의 참화와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던 1954년 동아학원(현 우송학원)을 창립했다.

김 명예 이사장은 "일본 와세다대 상과를 졸업한 선친께서는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은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하셨고, 일본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도 언젠가 그에 못지않은 사업화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에 나라를 살릴 인재와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고 김정우 이사장은 동아학원 산하에 상업과 비즈니스를 위한 대전상업고(현 우송고)와 대전 동중학교(현 우송중)를 설립했다.

1963년에는 대전 실업전문대(현 우송정보대)와 중경공업전문대학을, 1973년에는 서대전고, 1995년엔 우송대를 각각 설립했다.

김 명예 이사장도 선친의 뜻을 이어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보람된 일이 교육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그동안 지역을 넘어 국제화 역량을 쌓는 데 힘써왔다"고 했다.

고려대를 거쳐 단국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당시 대전실업전문대 부교수와 학장, 우송대 총장 등을 지낸 그는 2005년 11월 우송학원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시대의 주역이 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 가겠다"고 밝혔다.

당시로서는 생소했지만, 그는 20년 전 일찍이 국제화를 강조했다.

선친의 비즈니스 마인드와도 일면 맥이 닿아 있다.

그는 "직접 볼 기회가 있었던 서구 선진국의 교육환경과 당시에도 출생률이 갈수록 낮아질 것 같은 우리나라를 돌아보며 느낀 것"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

김 명예 이사장은 취임 2년 후인 2007년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을 설립하고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2005년)되기도 한 존 엔디컷((John E. Endicott) 박사를 영입했다.

그는 국내 사립대 최초의 외국인 총장이기도 하다. 이후 그의 이름을 딴 엔디컷 국제대학을 2018년 설립해 자신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갔다.

김 명예 이사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올해의 의미가 더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뜻깊은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최근 전혀 기대하지 못한 '낭보'를 받았다.

우송대가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 고등교육'(THE·Times Higher Education)이 발표한 '2025 THE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대학 랭킹 '1201∼1500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김 명예 이사장은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이라면 그게 자랑거리가 되나 싶지만, 많은 지방대학이 소멸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타임스 고등교육 세계대학 랭킹은 미국과 유럽 대학들도 많이 인용할 만큼 전 세계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를 매기는 권위 있는 평가다.

교육, 국제화 역량, 산학협력, 연구 환경, 연구 품질 등 5개 주요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전 세계 대상 2천857개 대학 중 우송대는 국내 대학 31위, 충청권 사립대학 1위, 특히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과 엔디컷 국제대학을 중심으로 국제화 역량 부문에서 국내 대학 1위를 차지했다.

그래서 그런지 우송대 캠퍼스에 가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많은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들이다.

우송대는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이 최근 유럽경영대학 협의회(EFMD) 회원교로도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에 이어 4번째다.

김 명예 이사장은 "그동안 대학이 교육환경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고 한발 앞서 추구해온 특성화·국제화 노력이 평가받은 거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오덕성 총장은 "우송대는 86개국에서 온 3천여명의 유학생과 함께 다양한 교육 환경을 조성해 글로벌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며 "세계대학평가 순위 진입을 위해 지속적 혁신을 이뤄왔다"고 강조했다.

우송대는 '2024 세계 혁신대학 랭킹'(WURI 2024)에서 기업가정신 부문 60위, 학생지원 및 참여 부문 93위를 기록하며 세계대학 순위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유엔(UN)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대학을 선정하는 '2024 THE 글로벌 대학 영향력 평가 순위제도'에도 올랐다.

그는 지난 6월 또 다른 반가운 뉴스도 접했다.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때 양국 협력과 관련한 연설에서 우송대를 직접 언급하며 카자흐스탄 학생들의 첨단 공학 교육을 위한 캠퍼스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카자흐스탄 과학고등교육부 장관이 투르키스탄 주 아키마트(지방 행정 기관) 대표단과 우송대를 방문했다.

우송대는 카자흐스탄 투르키스탄 주 정부와 협력해 그 지역을 중앙아시아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교육·연구 중심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특히 우수 인재에게는 한국에서 직접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송대는 2018년에 이어 올해 2회 연속 과학기술정통부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사업에 선정돼 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과 지역 산업계 맞춤형 소프트웨어(SW) 교육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우송대는 같은 달 특성화 분야 중 하나인 호텔외식조리대학 학생 등을 위해 이탈리아 최고 요리학교 중 하나인 알마 요리학교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었다.

우송대·이탈리아 알마 요리학교 공동 교육과정 협약식(왼쪽 네번째가 오덕성 총장)

지난 5월 고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랑스 스타 셰프 초청특강 프로그램에는 전국에서 1천500명이 신청하기도 했다.

우송대는 프랑스 폴보퀴즈,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CETT-UB와의 공동과정에 이어 이탈리아 요리 특별과정을 신설했다.

우송학원은 16일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기념식과 함께 120여명의 원로 동문이 기부한 기금 1억2천만원으로 조성한 '우송 글로벌동산' 개원식을 진행한다.

글로벌동산은 우송학원의 교화인 수국을 중심으로 86개 유학생 출신 국가 나라꽃 중 우리나라에서 생육이 가능한 60여 종으로 꾸며나갈 계획이다.

김 명예 이사장은 "세계와 연결된 대학, '우송이 세계로'라는 글로벌 비전을 담고 있어 앞으로 우송 캠퍼스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중부권 최대 명문사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chu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