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비, LG엔 생명수…"다리에 무거움 느껴질 정도였다"

연합뉴스 2024-10-15 10:00:42

PO 2차전 우천 취소되자 비로소 털어놓은 몸 상태

오지환 "신발 끈 조이고 PO 1차전 나서기도"

엇갈린 희비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내색은 안 했지만, 체력은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LG 트윈스 선수단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밝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하루의 달콤한 휴식이 몸을 회복하는 데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LG의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14일 우천 취소 결정이 나자 "kt wiz와 준플레이오프(준PO)는 낮 경기가 많아서 힘들었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KS)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던 시리즈"라고 곱씹었다.

오지환의 말처럼 LG는 낮 경기를 많이 치렀다. 주말, 공휴일이 준PO 일정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5일 1차전과 6일 2차전, 9일 4차전이 오후 2시에 시작됐다.

보통 프로야구 선수들은 오후 6시 30분 경기에 익숙하다.

오후 2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선 오전에 야구장에 도착해야 하는데, 저녁 경기에 맞춰져 있는 선수들의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오지환은 "PO 1차전을 앞두고 발이 너무 무겁더라"라며 "그래서 신발 끈을 꽉 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PO 1차전 4회에 친 홈런에 관해서도 "(상대 선발) 데니 레예스의 직구를 노리고 스윙한 것인데,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정확하게 맞았다"며 "그만큼 스윙이 느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LG 플레이오프 2차전 우천 취소

평소 지친 기색을 드러내지 않는 오지환이 컨디션에 관해 솔직히 말한 것은 14일 단비가 체력 회복에 큰 효과를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오지환은 "하루라도 푹 쉬면 몸 상태는 정상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이 비는 우리에게 훨씬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LG 선수들은 우천 취소가 발표되자 밝은 표정으로 짐을 쌌다.

누구보다도 염경엽 LG 감독이 가장 기뻐했다.

염 감독은 "하루 정도는 쉬었으면 했는데, 도움이 되는 비"라며 "시리즈 흐름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