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군인·사학연금, 보험료론 급여지출 충당 못한지 '오래'

연합뉴스 2024-10-15 08:00:15

재정 상황 악화일로…올해만 약 10조원 세금 투입해야 급여 지출 가능

김선민 의원 "이미 재정 악화 특수직역연금 놔두고 왜 국민연금부터 '자동조정장치' 도입해야 하나"

4대연금 개혁 (PG)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공무원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의 당기 재정 상황이 그해 거둔 보험료만으로는 그해 급여를 감당하지 못한 지 오래될 정도로 악화 일로를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보다 더 심각한 재정 불안 문제에 직면한 만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모두 당기 보험료 수입보다 당기 급여 지출이 많아진 상황이며, 그 차액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올해 기준 지출해야 할 급여액(21조9천458억원)보다 들어올 보험료 수입(14조5천407억원)이 7조4천51억원이나 모자란다.

올해 부족한 금액은 사학연금은 5천992억원, 군인연금은 2조158억원이다.

[표] 공무원연금·사학연금· 군인연금 기여금 및 연금 급여 현황 (단위: 억원)

※대한민국 사회보험(국회예산정책처) 참조. 김선민 의원실 재구성.

이렇게 보험료 수입과 급여 지출 간 차이가 생기다 보니 적립금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의 전체 재정수지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의 전체 수입과 지출현황을 보면 아직 적립 기금이 남아 있어 흑자 운영 중인 사학연금을 제외하고 2024년 기준 공무원연금은 수입이 지출보다 7조3천896억원, 군인연금은 1조9천567억원이 부족하다.

올해 공무원·군인연금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려면 두 공적연금을 합쳐서 거의 10조원가량의 국민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겉으로는 사학연금의 재정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초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다른 공적연금보다 훨씬 더 취약하고 위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 비교연구' 보고서를 보면 2070년 이후 사학연금의 제도 부양비(가입자 100명이 부양해야 할 수급자 수의 비중)는 4대 공적연금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에 따라 교원 등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만, 인구 고령화로 수급자 수는 급증하기 때문이다.

[표] 공무원연금·사학연금· 군인연금 재정수지 현황 (단위: 억원)

※대한민국 사회보험(국회예산정책처) 참조. 김선민 의원실 재구성.

이처럼 이미 재정 악화의 늪에 깊숙이 빠진 특수직역연금은 그대로 놔둔 채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을 도모한다며 정부가 이른바 '자동조정장치'를 국민연금에 도입하려는 데 대해 김선민 의원은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재정추계 상 2036년이 되어서야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국민연금에만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회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운영되면 국민연금의 실질 가치 보장을 훼손하는 자동조정장치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연금액, 수급 연령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기대 여명이 늘어나면 연금 수령액을 깎는 식이다.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