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국감서 '안보' 공방…"좌파 정부 탓" vs "현 정부 책임"(종합)

연합뉴스 2024-10-15 00:00:20

파주시장 출석해 접경 주민 고통 호소…여야 의원들, 책임 두고 설전

여당 의원들 "경기도 안보, 기본 미달" 지적에 김동연 "정부가 문제"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북한이 포병부대 완전사격 준비태세 지시를 하는 등 남북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14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현재 군사 긴장이 벌어진 책임을 두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이날 국감에서는 경기도의 안보 대응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주질의 이후에는 접경지인 파주시 김경일 시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접경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전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긴장이 높아질 때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파주 시민들은 상상 이상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며 "전단 사태로 촉발된 긴장으로 좌절과 절망의 터널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위원장이 "오물풍선 대북방송과 보복 대남방송, 그리고 11일 저녁까지의 과정을 정리해 봤는데 5월까지 일관되게 대북 전단을 20회 보냈고, 이후 오물풍선이 넘어왔는데 어떻게 남쪽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라며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손해 장사"라고 말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김동연 지사와 김경일 시장을 향해 "과거 연락사무소 폭파 외에도 북한의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우리 측에 원인이 있었다고 보나"라고 따졌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양측이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어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6.25 전쟁 누가 일으켰나, 우리가 군사적 도발을 한 적이 있나"라며 긴장의 책임은 북한의 도발에 있다고 했고, 같은 당 김종양 의원은 "파주시민들이 겪는 것뿐 아니라 더 큰 위협들이 어디서 왔나, 좌파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경기도 국감에 참고인 출석한 김경일 파주시장

같은 당 조승환 의원은 "현재 남북관계의 원인이 대북 전단 발송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남남갈등을 노리는 북한의 작전에 넘어가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대북 전단을 발송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반박했고, 같은 당 채현일 의원도 "대북 전단 살포와 오물풍선 공격은 상호상승 되어서 결국 무인기 사태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모경종 의원은 "북한이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해야 하지만 북한이 도발할 빌미를 왜 만들어주나"라고 말했다.

앞서 주질의에서는 경기도의 안보 대응을 두고 김 지사와 여당 의원들이 부딪혔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경기도의 병무담당 공무원 266명 중에서 대면 전시임무교육 이수 인원이 61명인 점을 언급하며 전국 평균과 비교해 경기도의 전시임무교육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교육은 전시 상황이나 위급한 상황일 때 도청이나 시청 공무원 중에 병무 관련해서 협조할 업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교육하는 것으로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그런데도 현황 파악도 안 되어 있고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어 경기도의 참전명예수당 금액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다며 "보훈대상자들에 대해 최소한의 예우도 갖추지 않으면서 무슨 안보를 얘기하는지, 기본도 되지 않으면서 안보 얘기하는 게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이에 김 지사는 애초 낮게 책정된 참전명예수당을 자신이 취임 이후 꾸준히 올리고 있다고 반박하며 정부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질의에 답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 지사는 "지금 정부가 안보를 해치는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나"며 "왜 무인기가 날아다니고, 어제 북한에서 발표가 납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은 김 지사의 발언이 신중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 정부가 긴장 고조를 유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은 제가 봤을 때는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아닌가 싶어서 취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안보 대응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억울하다고도 했다.

그는 안보 관련 입장을 묻는 민주당 위성곤 의원 질문에 "솔직히 억울하다"며 "과거와 여러 가지 상황변화를 감안하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여러 조치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고, 오늘도 위험지역 선정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현재까지 북한의 오물풍선에 의한 경기도 내 피해 상황은 재산피해 발생 사례 기준 15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zorb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