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웨이크보드 김애리, 3기 암 딛고 동메달로 '인간승리'

데일리한국 2024-10-14 17:02:19
전국체전 웨이크보드 여자일반부 경기에서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애리 선수. 사진=김해시 제공 전국체전 웨이크보드 여자일반부 경기에서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애리 선수. 사진=김해시 제공

[김해=데일리한국 박유제 기자] 불혹의 나이에도  병마와 싸우며 훈련을 거친 뒤, 20대 선수 일색인 전국체전에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한 웨이크보드 김애리 선수가 화제다.

경남도 수상스키 웨이크스포츠협회 김애리(46)는 불혹의 나이에 찾아온 3기 암을 딛고 전국체전 웨이크보드 경기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인간승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웨이크보드는 보드를 타고 모터보트에 매달린 줄에 의지해 모터보트가 만들어 내는 파도를 타며 점프, 회전 같은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수상 스포츠다. 피겨스케이팅처럼 구사한 기술 난이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순위를 정한다.

김애리는 지난 12일 고성해양레포츠아카데미에서 열린 여자일반부 예선에서 1727.00점을 획득해 전체 3등으로 본선에 오른 뒤 13일 결승전에서  1644.50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가 웨이크보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서른에 시작한 스노우보드 때문이었다고 한다. 겨울 스포츠여서 비시즌에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을까 하다가 보드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웨이크보드를 2011년부터 시작했다.

눈 위를 달리는 것이 물 위로 바뀌었을 뿐 점프와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며 점차 완성도가 높아져 입문 5년 만인 2016년부터 체전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년 전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으면서 병마와도 싸워야 했지만, 체전 4위라는 최고 성적을 꼭 넘어서고 싶은 그의 마음을 꺾진 못했다.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몰라 오히려 더 절실해졌다.

김해시청 시설직 7급으로 근무하던 그는 2022년 9월 휴직하고 암 치료를 시작했다. 지금은 직접치료가 끝나고 재발 방지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치료 중에도 체력이 허락하는 날은 더 악착같이 웨이크보드에 올랐다.

오는 12월 김해시청 복직을 앞둔 그는 이달 22~2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소속으로 출전한다.

김애리는 "체전 최고 성적이 4위여서 올해는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는데 딸뻘인 최고 기량의 20대 선수들과 겨룬 결과여서 더 기쁘다"면서도 "체전은 끝났지만 이어질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