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력인프라 재건...韓기업 기회 잡을까

데일리한국 2024-10-14 15:32:55
지난 2022년 9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북쪽 지역의 철도 위 전기 네트워크가 손상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2년 9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북쪽 지역의 철도 위 전기 네트워크가 손상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우크라니아 재건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이 지역 전력 인프라 복원에 국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송전탑, 케이블, 변압기 등 기초 시설 구축의 수요가 높다. 해당 분야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는 데다 국내 업체들이 유럽 경쟁사들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충분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국가재건협의회와 재건회의 등을 중심으로 자국 내 인프라 재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각국 정부 및 국제기구를 통해 확보한 공적자금을 중심으로 조달한다. 민간 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러시아 동결자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전황의 불확실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서방 기업은 이미 전후 재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도 전쟁 종식 후 대규모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지금부터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공 가격이 유럽업체의 80% 수준인데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내 사업 경험이 풍부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외교적 배경으로 중국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이 기대하는 요인이다.

전력 인프라 부문의 활동은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정부 거버넌스에 거는 기대는 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대표단’을 파견해 교통, 스마트시티, 공항, 하수처리시설 등에서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단독으로 진입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정부 주도하에 뭉치면 조직력이나 단결성이 극대화할 것”이라며 “신속성이나 가격적 측면에서 서방보다 한국기업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 투자 수익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은 걸림돌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를 적극 도왔던 폴란드, 미국, 영국 등이 후속 사업 기반을 선점한 것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재건 사업의 주요 거점을 폴란드로 본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EU 전력망 통합 등을 강조했었다는 점에서 먼저 EU에 가입한 폴란드의 역할이 절대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폴란드 기업과 업무협약을 통한 프로젝트 개발, 미국·프랑스 등 건설업계와 컨소시엄 구축 등이 대비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냥 장밋빛 미래를 속단하긴 이르다고 지적한다.

전력시장 분야 한 전문가는 “우크라이나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위치가 서방국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본다”면서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국가도 막대한 전력 설비가 필요한 가운데 국내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진입을 위해 얼마큼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릴지는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