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행정부시장 "시의회와 관계 악화 우려…잘 설득해 달라"

연합뉴스 2024-10-14 13:00:25

직원 조회서 인사말하는 김하균 세종시 행정부시장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김하균 세종시 행정부시장은 14일 최민호 시장의 공약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계기로 시와 시의회간 관계가 악화할 것을 우려하며 시청 직원들에게 "여러분이 고민한 일들이 시민을 위한 행정이 될 수 있도록 시의회를 잘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김 부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열린 직원 조회에서 단식 종료 후 병원에 입원한 최 시장을 대신해 "앞으로의 행정 여건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최 시장이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6일간 단식을 벌였음에도 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예산 삭감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전액 삭감함으로써 시와 시의회의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부시장은 이어 "집행부는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기재부의 국제행사 승인과 정부 예산안 77억원 반영 뒤 시의회 본회의에서 출자출연의 동의를 받았지만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고 토로한 뒤 "의회의 예산안 심사권을 존중해 그동안 준비한 박람회를 포기할까, 시의회에 한 번 더 심사해 달라고 추경안을 제안하는 게 좋을까"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시의회가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도 했다.

그는 "시의회는 정원도시박람회 출연 동의안을 원안 가결하며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같은 회기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이 부분이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예산 심사를 다시 받았지만, 의회는 또다시 전액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종시는 멋진 도시고, 이 도시의 미래를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일에 참여한다는 것에 다시 힘을 내겠다"며 "우리에게 좀 더 어려운 행정 환경이 전개될 수 있지만, 각자 맡은 업무를 시민의 시각에서 봐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시장은 11일 오후 열린 제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박람회와 축제 예산이 담긴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전액 삭감된 뒤 "시장이 절박한 심정으로 곡기를 끊고 단식했음에도 추경안이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의회의 전액 삭감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참담함과 무력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