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배정·수소 생산 한계…시민단체 "대중교통 뒤죽박죽"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고가의 '그린수소' 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2대 가량이 충전소 부족 등을 이유로 멈춰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수소버스는 지난해 10월 312번(함덕∼수목원)에 처음 투입된 후 올해 8월 비슷한 구간인 311번에 추가 투입됐지만 9대 중 2대 가량이 예비로 돌려져 그대로 멈춰 서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가 있는 함덕을 기점으로 수소버스를 운행해야 하므로 노선 배정에 한계가 있고 현재 생산시설 규모에 따른 적정 수소 생산량 등을 고려해 일부를 예비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대당 5억4천만원인 고가의 수소버스 2대 가량이 1년간 운행을 하지 못하는데도 제주도는 추가로 수소버스 11대를 구입하기로 계약을 마쳤다.

수소버스 총 20대를 노선에 운행하려면 수소버스 충전소가 있는 함덕 기점의 추가 노선을 신설해야 한다.

앞서 제주도는 적자 운영 개선 등을 이유로 제주 일반 버스 노선을 대폭 감축하고 버스를 줄여 도민들의 불만을 샀다.

도내 시민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행동은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가 있는 함덕에서 출발하는 300번(애월 번대동까지), 301번(″) 노선에도 그린수소 버스를 투입하려고 했지만, 이들 노선은 최근 버스 감차와 노선 개편 과정에서 수소 버스가 없는 민간업체로 노선 운영이 넘어가 수소버스를 추가 운영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탈핵기후행동은 "1대당 5억4천만원 이상의 수소버스 11대를 추가 구입하는데 비용이 60억원이라는 점에서 전기버스 구입 비용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예산이 든다"며 "예산 증액과 정책 변경에 제대로 된 평가나 심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책들로 대중교통이 뒤죽박죽 엉망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린수소 버스는 지난해 9월부터 시범 운행했으며 같은 해 10월 312번 노선에 투입돼 운행중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수소로,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수소를 말한다.

그린수소 연료로 버스를 운행하면 사실상 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

행원 수전해 실증단지에서 인근 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기반으로 매일 약 200㎏의 수소를 생산한 후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수소충전소로 운송, 수소버스와 수소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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