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에게 韓불교 전한 원각사 창건50주년…"K문화 요람되길"

연합뉴스 2024-10-14 09:00:31

기념법회 봉행…조계종 방문단·북달 랍비 등 참석

가을이 깊어가는 뉴욕 원각사

(뉴욕=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중략)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13일(현지시간) 단풍이 무르익은 미국 뉴욕주 오렌지카운티 솔즈베리밀스의 한 산자락에 한글 반야심경을 봉송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계종은 한국 불교를 미국에 전하는 핵심 거점인 조계종 해외특별교구 소속 뉴욕 원각사의 창건 50주년을 맞이해 이날 기념 법회를 봉행했다.

뉴욕 원각사에서 소고춤

대웅보전에서 앞마당에서 열린 이날 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원각사는 전체 한인의 마음의 고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부대중 공동체 도량으로서 K문화 전파의 요람이 되면 좋겠다"고 법어를 했다.

이날 법회에는 미국을 방문 중인 조계종 스님들, 현지 한인과 불교 신자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뉴욕 원각사에서 법어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한국인 불교 신자 어머니와 유대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앤젤라 북달(52)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 수석 랍비가 이날 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할레루야~할렐루야~"라는 가사가 들어간 노래를 불러 이목을 집중시켰다.

뉴욕한국예술센터 단원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선보이고 스님들로 구성된 공연단 비텐스가 찬불가를 들려주는 등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한국 선불교를 세계 각국에 전파한 숭산스님(1927∼2004)이 1974년 뉴욕 맨해튼의 한 건물을 빌려 법당으로 삼은 것이 미국 동부 최초의 한국 사찰인 원각사의 시작이다.

뉴욕원각사 스님들과 북달 랍비

시러큐스대학에 방문 교수로 와 있다가 1976년 원각사 주지로 부임한 법안스님이 사찰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원각사는 1978년 뉴욕주 퀸스로, 1982년에 맨해튼으로 이전했다가 1987년에 현재 소재지인 솔즈베리밀스에 도량을 마련했다.

조계종은 2011년부터 원각사 시설을 확장하는 '대작불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2016년 대웅전을 건립하고 이후 무량수전을 짓는 등 차근차근 전각을 늘려가고 있다. 주지인 지광스님에 따르면 1974년 맨해튼에서 포교를 시작할 때는 신도가 3∼4명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약 750세대 규모로 늘었다. 원각사는 대지 면적이 약 30만평(약 1㎢)으로 미국 내 조계종 사찰 중 가장 크다.

부처님께 절하는 원각사 방문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