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1‧2위' 삼성물산·현대건설, 한남4구역 시공권 놓고 ‘한판승부’

데일리한국 2024-10-14 07:30:00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이하 한남4구역) 시공권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인다. 두 건설사가 서울 한강변 조(兆)단위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7일 시공사 입찰 참여 확약서 접수를 마감했다. 서류를 제출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2곳이다.

한남4구역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지난달 30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고 7일 이내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해야 입찰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13일 시공사 간담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30일 시공사 현장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외에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금호건설 등 총 7곳이 참여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이 입찰 참여 확약서를 접수하며 양사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건설사가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 2파전으로 맞붙은 것은 지난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사업(‘이수 힐스테이트’)에서 맞대결을 벌인 이후 17년 만이다. 당시에는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은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사업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개발사업을 통해 2331가구 아파트를 신축할 계획으로,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수익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건설사들로부터 주목받아 왔다. 예정 총공사비는 1조5723억원이다.

이곳은 지하철6호선 이태원역과 경의중앙선 서빙고역·한남역이 가까이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며, 강변북로를 통해 주요 도심지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특히 한강변 조망권을 갖추면서도 주변에 용산공원 등 녹지공간이 자리 잡고 있어 친환경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시공권을 확보해 앞서 수주한 한남3구역 재개발(‘디에이치 한남’)과 함께 대규모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한남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남4구역에 차별화된 설계를 적용하기 위해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글로벌 설계업체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력할 방침이다.

또한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수주에 성공할 경우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이 5조 5000억원을 넘어서며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수주킹’ 자리를 차지하게 돼 회사 측은 한남4구역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와 도시정비업계 1위 노하우를 결합해 현대건설만이 실현할 수 있는 디에이치 랜드마크 단지를 한남4구역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 수주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는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위치에 ‘래미안 타운’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용산공원 남측에 렉스아파트 재건축(‘래미안 첼리투스’), 서쪽에 용산역전면 3구역 재개발(‘래미안 용산더센트럴’), 북측에 남영2구역 재개발(‘래미안 수페르스’) 시공권을 확보한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만의 노하우와 우수한 품질 및 아파트 브랜드를 통한 차별화로, 한남4구역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면서 “전사역량을 총동원해 최고의 사업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11월 18일 본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내년 1월 18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본입찰 참여 건설사 가운데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