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 박서보 화백 1주기…사진 조각·신문지 묘법 등 전시

연합뉴스 2024-10-13 14:00:32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10월 14일 세상을 떠난 '묘법'의 작가 박서보 화백의 1주기를 즈음해 그를 기념하는 여러 전시가 열린다.

13일 미술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에 있는 조현화랑은 박 화백의 1주년을 추모하는 전시로 권오상 작가의 데오드란트 조각 전시를 마련했다. 조현화랑은 지난해 박 화백의 생전 마지막 개인전이 열렸던 곳이다.

인체를 실제 크기로 찍은 사진을 조각조각 잘라 붙여 인체 형상을 만드는 권오상의 사진 조각인 '데오드란트 타입' 작품들로, 박서보 화백의 여러 시절을 담은 실물 크기 작품 8점이 소개된다.

2022년 박서보재단(옛 기지재단)에서 열렸던 '오브제로서의 박서보'(PARK SEO-Bo as Object)에 소개됐던 작품들이다.

조현화랑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기에 화가, 교육가, 예술 행정가로서 활동한 박서보 화백의 조각과 나란히 서서 그의 예술적 유산을 기리고 그가 남긴 깊은 영향을 되새겨보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10월27일까지.

영국계 화이트큐브 갤러리는 다음달 8일부터 내년 1월11일까지 미국 뉴욕 지점에서 박 화백이 생애 마지막 시기에 그렸던 '신문지 묘법' 작업들을 소개한다. 옛 신문 지면 위에 그려진 작품으로, 작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짜에 발행된 신문 위에 유화물감과 연필로 작업했다.

폐암으로 투병했던 박 화백은 지난해 3월 이 작업을 두고 "외국의 오래된 신문지 위에 연필과 유화로 드로잉하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 과거에 했던 작업인데,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다. 일상적인 일을 다 잊고 집중하기 위해 그렇게 선택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박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단색화 대가'로 불렸던 작가다.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작업을 계속했지만 지난해 2월 폐암 3기 진단 판정을 받은 사실을 밝힌 뒤 그해 10월14일 92세로 세상을 떠났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