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성남시, 탄천 카약 체험은 보여주기식 행사" 비판

연합뉴스 2024-10-13 09:00:55

성남시, "물 빠짐 구간 치어들 빨리 옮겨, 피해 최소화 노력"

탄천 카약 체험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경기 성남시가 2024 성남페스티벌(5~13일) 기간에 추진한 '탄천 카약 체험' 행사를 두고 환경단체가 "생태계를 위협하는 보여주기식 행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성남시는 이달 5일부터 탄천 일대 11곳에서 성남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탄천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과 체험형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탄천 카약 체험은 12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체험 행사는 하탑교(상류)~야탑교(하류) 700여m 구간 중 일부 구역에서 이뤄진다. 폐막일인 13일까지 이틀간 오후 5시까지 카약 약 30대를 시민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탄천에서 수상 레포츠가 운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카약 체험에 필요한 하탑교~야탑교 구간의 수심 확보를 위해 12일 오전 6시부터 낮 12시 40분까지 해당 구간 인근 탄천 보(고무 재질)를 가동해 하류로 내려가는 물의 흐름을 늦추고 체험행사 구간의 물을 더 채웠다.

하탑교~야탑교 구간은 평상시 수심이 70~80㎝인데 150㎝ 정도로 높이려는 조치다.

보 가동 후 물이 빠져 바닥을 드러낸 탄천 일부 구간

그러나 보가 작동하는 동안 체험행사 구간보다 하류 쪽으로 물이 잘 흐르지 않게 되면서 야탑교와 보 사이 60여m 구간에서는 물이 급격히 빠져 한때 하천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카약 체험 때문에 탄천 물길을 막아 탄천 일부 구간 물이 빠져 말라버렸고 제때 피하지 못한 물고기와 치어들이 웅덩이에 갇히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또 "첨단기술과 예술이 공존하는 융복합 예술축제를 표방한 성남페스티벌의 카약 체험은 탄천에 사는 생물들을 도구화하고 수단화하는 전시성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탄천을 유원지로 만들고, 생태계를 위협하는 이러한 행사는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 작동 이후 하류 쪽으로 물이 다시 흐르는 탄천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카약 체험 첫날, 직원과 기간제근로자 10여명이 오전 5시 30분부터 대기하고 있다가 보 가동 이후 일시적으로 물 빠짐이 있던 하류 구간 치어들을 빨리 물이 있는 쪽으로 옮겼다"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보 작동 이후 하류 쪽으로 물이 다시 흐르는 탄천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