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변화무쌍한 제주…'돼지농가 악취 예측' 등 맞춤형 서비스

연합뉴스 2024-10-13 07:00:38

기상청, '양돈가 냄새 예측 서비스' 연내 개발해 지자체 제공

제주 고립시키는 '공항 급변풍' 3일 전 예보 이달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한반도 남서쪽 바다 한가운데 자리한 화산섬 제주는 한국에서 날씨가 가장 변화무쌍하고 날씨에 가장 민감한 곳으로 꼽힌다.

이런 제주에 맞춤한 기상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지방기상청은 '양돈가 냄새 영향 예측 기상서비스'를 개발 중으로, 연내 개발을 완료해 제주도와 제주악취관리센터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날씨와 돼지 농가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농가에서 악취가 확산할 경우 영향받는 지역에 대해 예상되는 악취의 수준을 4단계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악취의 경우 흐리고 바람이 없는 날, 하루 중엔 대기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새벽과 저녁 때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제주 서부지역을 가로와 세로가 각각 300m인 격자로 나눠 악취가 얼마나 확산하는지 시뮬레이션하는 모델이 만들어진 데 이어 올해 예측 대상을 제주 전역으로 확대하고 격자를 가로와 세로 각각 100m로 낮춰 해상도를 높이는 고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흑돼지로 유명한 제주는 돼지 농가가 크게 늘면서 악취 문제도 커진 상황이다.

양돈은 1960년부터 제주 경제 한축을 담당하는 1차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는데 돼지 사육두수를 보면 1960년 4만8천794마리에서 작년 54만3천540마리로 11배로 증가했다.

제주 악취 민원은 작년 2천86건에 달했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연평균 1천843건의 악취 민원이 제주에서 발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악취관리 종합계획 수립 용역' 학술용역 결과를 보면 제주 악취 민원 98%가 축산업과 관련됐다.

기상청이 제주 '맞춤'으로 도입한 다른 기상서비스는 제주공항 급변풍 예보다.

기상청 산하 항공기상청은 제주공항을 대상으로 급변풍 발생 가능성을 최대 72시간 전에, 급변풍 원인·예상시각 및 이로 인한 항공기 운항 차질 가능성을 최대 28시간 전에 항공사에 예보하는 서비스를 이달 시작했다.

급변풍 중 하나인 양배풍과 물뜀현상에 대한 예측도 제공하고 있다.

양배풍은 활주로 양 끝에서 모두 배풍이 부는 것으로 항공기가 어느 방향에서 이착륙해도 뒤에서 바람을 맞게 돼 위험하다.

물뜀현상은 빠른 속도의 유체가 장애물에 부딪힐 때 마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지면서 표면이 불쑥 솟아오르는 현상으로 제주공항에서는 주로 바람이 한라산을 넘어 활강해 들어오면서 국지적으로 상승기류가 발생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풍향과 풍속이 갑자기 변하는 급변풍은 항공기 이착륙을 막아 제주를 고립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제주공항에 내려진 급변풍 경보는 1천289건으로, 전체 공항에 발령된 급변풍 경보(4천30건)의 32%를 차지한다.

급변풍 때문에 항공기가 회항한 경우는 5년간 전국 공항에서 102건 있었는데, 단 1건을 제외하고 모두 제주공항에서 발생했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