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의 힘겨운 대구 여름나기…8·9월 역대급 더위에 활동 ↓

연합뉴스 2024-10-13 06:00:04

뇌염(PG)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대구의 늦여름이 역대급 더위를 보이며 모기에게 힘겨운 계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이 공개한 '일본뇌염 모기감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9월 채집된 모기의 개체수는 1만2천567마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1천548마리)보다 41.7% 감소한 수준이다.

모기의 활동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건 올해 늦여름 더위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 8월과 9월 평균기온은 각각 29.1도, 25.4도로 1907년 이후 가장 무더웠다.

특히 지난 9월은 평균 최고기온도 30.4도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8월 평균 최고기온은 34.4도로 3위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32도가 넘을 경우 모기의 활동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모기는 바깥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면 대사활동도 활발해져서 수명이 짧아진다고 한다.

이동규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32도가 넘어가면 대사활동이 과도해져 모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며 "숲속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경우 여름철 기온이 높아 이런 현상이 더 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기 퇴치 용품

모기의 늦여름 활동이 뜸해지며 살충제 등 모기 퇴치용품 매출도 줄어들었다.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올해 8∼9월 모기 퇴치용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감소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모기 퇴치용품은 여름에 집중해서 판매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10% 감소한 건 다소 큰 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선선해진 10월에 모기의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방충망을 방향에 맞게 잘 닫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그 틈을 통해 모기나 바퀴벌레 등 다양한 생물체들이 집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h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