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천 관중’ 임영웅 축구경기, 관중석에 ‘의자 없다?’... 충격적 준비 소홀[현장 메모]

스포츠한국 2024-10-12 21:11:54

[대전=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축구하는 가수’ 임영웅이 자선 축구 경기에 3만5000명의 관중을 동원하고, 잔디를 보호하는 행동까지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쳤다.

하지만 관중석 일부 구역에서는 티켓값을 지불하고도 좌석에 있어야할 의자를 받지 못한 팬들의 불편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팬들은 돈을 주고 구매한 테이블석에서 의자를 찾을 수 없어 취재석에서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팬들은 돈을 주고 구매한 테이블석에서 의자를 찾을 수 없어 취재석에서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임영웅이 이끄는 팀 히어로는 12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하나은행 자선축구대회'에서 팀 기성용에 3-4로 패했다.

임영웅은 이날 경기에서 팀 히어로의 주장으로서 선발 출전해 도움 1개를 기록하며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경기 2시간 전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이미 임영웅과 선수들을 보러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임영웅 팬클럽의 상징색인 하늘색이 경기장 남측 광장을 뒤덮었다.

킥오프 시간이 임박하자 약 4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전월드컵경기장이 하늘색 옷을 입은 팬들로 가득 들어찼다. 최종 집계된 공식 관중 수는 3만5034명. K리그 대전 하나시티즌의 리그 경기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관중 동원이었다.

임영웅은 뛰어난 축구 실력을 보여준 데 이어, 댄서들과 함께 축구화를 신고 공연을 펼치며 잔디를 보호하는 ‘개념 축구인’의 모습을 보였다. 임영웅 자신의 팬들은 물론 축구 팬들에게도 사랑 받을 만한 행동.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하지만 이날 경기를 꾸린 주최 측과 운영진의 준비 소홀이 팬들에게 불편을 끼치며 의미 있는 경기에 먹칠을 했다.

스포츠한국 취재진이 자선 경기 취재를 위해 대전월드컵경기장 4층에 위치한 미디어석에 도착했을 때, 현장에 있던 안전 요원이 황당한 말을 전해왔다. 주최 측에서 기존 K리그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사용하던 미디어 구역까지 관중에게 판매해 취재석이 따로 없다는 것.

우선 이는 취재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안전 요원의 오해였다. 임영웅 자선 경기 미디어 운영을 담당하는 팀트웰브 관계자의 도움으로 기존 취재석 일부분에 마련된 이날의 특수 취재석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미디어석에 의자 없이 테이블만 덩그러니 있었다. 안내를 받은 입장에서 황당한 상황.

사연은 이랬다. 주최 측에서 기존 대전 구단의 취재석 일부를 이날 관중을 위한 테이블석으로 전환했는데, 해당 좌석을 안내 받은 관중들이 의자 없이 테이블만 있는 자신들의 자리를 보고, 어쩔 수 없이 바로 옆에 위치한 취재석에서 의자를 가져와 사용한 것. 경기 시작 약 10분 전에야 급히 취재석에 의자가 마련됐다. 취재진은 물론 돈을 주고 경기를 보러 온 팬들까지 불편을 감수했던 것이다.

이는 명백한 ‘경기 운영진의 준비 소홀’이라고 볼 수 있다. 임영웅 자선경기에 책정된 테이블석 가격은 13만원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각 지역에서 대전까지 먼 걸음을 했는데, 기본적으로 있어야할 의자조차 갖춰지지 않았던 것. 경기를 보기 위해 기꺼이 돈을 낸 팬들이 경기장에서 당연히 받아야할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다. 경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의자를 지급 받지 못한 팬들은 경기 중에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하고, 취재석에서 남는 의자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3만5000명의 관중 동원력에 비해 아쉬웠던 임영웅 자선 축구 경기의 관중석 운영.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3만5000명의 관중 동원력에 비해 아쉬웠던 임영웅 자선 축구 경기의 관중석 운영.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또한 취재석과 관중석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니, 팬들은 아쉬운 대로 미디어석의 의자라도 사용해야 했다. 주최 측에서 애초에 용도에 따른 경기장 구역 구분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팬들이 미디어석을 인식하기에도 쉽지 않다.

약 3만5000명의 엄청난 관중 동원력을 자랑한 임영웅의 자선 축구 경기. 하지만 주최 측, 운영진의 소홀했던 준비가 팬들에게 불편함을 주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