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의 뚝심, 결국 뛰는야구로 이겼다[준PO 리뷰]

스포츠한국 2024-10-12 16:30:00

[잠실=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LG 트윈스가 치열한 접전 끝에 kt wiz를 누르고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진출에 성공했다. 염경엽 LG 감독이 시즌 내내 추구한 ‘뛰는야구’가 5차전에서 빛났다.

LG는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PO 5차전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4-1로 이겼다. 

2루 도루에 성공하는 신민재. ⓒ연합뉴스 2루 도루에 성공하는 신민재. ⓒ연합뉴스

이로써 LG는 준PO 전적 3승2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t wiz는 준PO 5차전을 끝으로 2024시즌을 마무리했다.

LG는 이날 경기 1회말부터 오스틴 딘의 1타점 2루타와 김현수의 1타점 2루타를 통해 2-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경기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점은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점수가 아니었다. 

LG는 준PO 4차전에서도 경기 초반 김현수와 박해민의 백투백 홈런을 통해 2-0으로 리드했지만 연장 접전 끝에 5-6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준PO 2차전에선 kt wiz가 경기 초반 2-0으로 리드했으나 2-7로 무너졌다.

LG는 뛰는야구를 통해 추가점 기회를 얻었다. 3회말 1사 1루에서 1루주자 신민재가 2루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장성우의 2루 송구가 유격수 뒤로 빠졌다. 그 사이 신민재가 3루까지 들어가 1사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오스틴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날려 3-0으로 달아났다. ‘염경엽표 뛰는야구’로 추가점을 올린 것이다.

LG는 7회초 kt wiz에게 1점을 내주면서 1-3으로 쫓겼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은 이번에도 뛰는야구를 가동했다. 7회말 1사 1루에서 박해민이 2루로 뛰었고 장성우의 송구가 이번에도 유격수 뒤로 흘렀다. 박해민은 3루까지 진루했다. 3회말과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결국 kt wiz는 전진수비를 시도했고 LG는 내야를 빠져나가는 문성주의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통해 4-1로 도망갔다. 사실상 승부의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2루 도루를 성공하고 3루까지 달리는 박해민. ⓒ연합뉴스 2루 도루를 성공하고 3루까지 달리는 박해민.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LG는 염경엽 감독의 부임과 함께 ‘뛰는야구’를 추구했다. 하지만 많은 도루자로 인해 염경엽 감독의 뛰는야구는 수많은 비판 여론과 맞부딪혔다. 실제 올 시즌 LG의 도루성공률은 68.4%에 불과했다. 10개팀 중에서 9위에 해당하는 낮은 수치다. 1위 키움 히어로즈(도루성공률 84.5%)와는 무려 16.1%나 벌어져 있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준PO에서 뛰는야구를 시도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빅볼’로 우승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었다. 

그런데 이번 준PO에서는 성공률을 대폭 늘렸다. 14번 도루를 시도해 12번이나 성공했다. 준PO 단일 시즌 최다 팀 도루 신기록이었다. 도루성공률도 무려 85.7%였다. 1위팀 키움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이유가 있었다. 신민재, 박해민 등 빠른 주자들이 많이 뛰었고 퀵모션이 느린 고영표의 투구 때 도루 타이밍을 잡았다. 상대 포수 장성우가 점차 지쳐가며 부정확한 송구를 보이자 이를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결국 LG는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결정지을 준PO 5차전에서 뛰는야구를 통해 2점을 생산했다. 그 2점이 LG에게 여유를 가져다줬고 결국 승리로 연결됐다. 염경엽 감독 또한 5차전 후 “정규리그보다 도루성공률을 높이면서 팀 승리의 기여를 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염경엽 감독의 뛰는야구를 향한 뚝심이 대성공을 거둔 준PO 무대였다.

염경엽 LG 감독. ⓒ연합뉴스 염경엽 LG 감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