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수행은 지금, 이 순간 삶 속에서…지도자 명상해야"

연합뉴스 2024-10-12 12:00:25

조계종 총무원장, 마음챙김 명상 개발자 카밧진 박사와 대담

사찰음식 만찬·연등 전시…조계종 유엔난민기구에 20만달러 기부

대담하는 진우스님과 카밧진 박사

(뉴욕=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11일(현지시간) 마음 챙김 명상(MBSR) 개발자인 존 카밧진 박사와 '선명상, 지금 내면의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대담했다.

주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이날 대담에서 이들은 현대인에게 명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진우스님은 "이것과 저것, 좋음과 싫음의 분별이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고요하게 해야 한다"고 선명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카밧진 박사는 "용맹정진이 진짜 수행이 아니다"며 "진정한 수행은 지금, 이 순간이며, 진정한 수행은 삶 그 자체"라고 일상 속의 수행을 권했다.

그는 명상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기능이 있다며 "명상이 전통적인 승가, 혹은 사원이라는 환경에서 나와서 점점 더 세상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향후 명상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진우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면 마음의 평안만이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가 함께 풀릴 것이라고 봤다.

뉴욕서 연등회 등 전시

진우스님은 "육바라밀(六波羅蜜·열반에 이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여섯 가지 덕목)을 행하면 지구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명상이나 마음챙김 명상을 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도자들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밧진 박사는 "35억년 간 진화해온 인간의 아날로그적인 지혜와 우리 안에 이미 깃든 불성의 지혜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인공지능(AI)이 발달해도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가치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 맨해튼 고담홀에서는 '2024년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의 일환으로 대한불교조계종과 주뉴욕한국총영사관이 공동 주최한 만찬이 열렸다.

사찰음식 명장인 정관스님이 대표 메뉴인 표고버섯조청조림 외에 방울토마토 장아찌, 수삼 튀김, 차조밥, 감말랭이 무침, 건취나물 무침, 송화다식, 무화과 정과, 도라지편강, 백양사 차 등을 공양으로 준비해 참석자들의 눈과 혀를 매료했다.

주뉴욕한국문화원에는 7일부터 연등회에 사용되는 전통등이 전시되고 관련 사진 영상전이 진행돼 방문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은 이날 유엔난민기구(UNHCR) 뉴욕사무소를 방문해 20만달러(약 2억7천만원)를 기부했다. 또 주유엔 한국대표부를 방문해 한미 불교문화 교류 활동에 관해 설명하고 유엔이 세계 명상의 날 제정에 나서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