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허웅 뛰어넘을 무언가…’ 女배구-男농구의 시즌 다시 온다 [주간한국]

스포츠한국 2024-10-12 06:00:00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오는 19일 겨울 스포츠 최고 인기인 여자 배구(V리그 여자부)와 남자 농구(KBL)가 나란히 개막한다.

여자 배구는 지난시즌 시청률이 평균 1.22%로 남자 배구 0.56%를 두배이상 뛰어넘을 정도의 인기며 4대 프로스포츠 최고 평균 시청률 종목이기도 하다(2위 프로야구 1.001%).

남자 농구는 지난시즌 정규리그 관중은 73만8420명으로 지난 시즌 59만9572명 대비 23% 증가하며 입장 수입은 KBL 역대 최고인 약 100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다. 9만여 관중만 찾은 여자 농구(WKBL)와는 확연한 차이다.

인기의 비결에는 단연 ‘스타 플레이어’의 유무다. 단순히 그 종목에서 잘하는 것을 넘어 종목에 관심이 없는 국민들도 알만한 ‘스타’가 있는 것은 리그 흥행에 큰 도움이 된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 단골 손님인 김연경, 그리고 ‘허재 아들’로 유명한 허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올시즌이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있고 허웅 역시 지난 여름사이 사생활 문제로 인해 체육면보다 사회, 연예면에 더 많은 이름을 올렸다.

과연 2024~2025시즌을 앞두 여자 배구와 남자 농구는 이들을 뛰어넘을 어떤 ‘무언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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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번복한 김연경, 라스트 댄스와 국제 경쟁력

원래 김연경은 지난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 은퇴를 고려했었다. 하지만 시즌중 마음을 바꿔 선수생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여름에는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르며 이별을 조금씩 준비해나갔다.

아직 김연경은 은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번시즌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선수생활을 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복귀 후 2022~2023, 2023~2024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를 정도로 기량이 여전하다. 하지만 문제는 팀성적이다. 두시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김연경은 "우승의 달콤함을 잘 알기에 우승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 그래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게 더 아쉬웠다"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우승에 집착하기보다는 즐기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즐기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연경의 2전3기 도전을 가로막으려는 팀의 존재가 여자 배구를 더 뜨겁게 만든다. 2023~2024 V리그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은 지난 6일 결승전이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김연경의 흥국생명이 도전해야 할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정규리그 전초전 격인 컵대회마저 우승할 정도로 강한 전력이다보니 김연경이 다시 현대건설 앞에 무릎을 꿇을지, 아니면 넘어서 우승으로 라스트댄스를 출 수 있을지가 올시즌 최대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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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자 배구는 김연경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국제 경쟁력으로도 이러한 모습이 드러난다. 김연경이 있을 때만 해도 올림픽 4강을 두 번(2012, 2020)이나 갈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0연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

야구를 뛰어넘을 정도로 시청률도 잘 나오고 선수들 연봉도 높고 인기도 좋지만 밖에만 나가면 30연패를 당할 정도로 국제 경쟁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현 상황. 이대로라면 ‘내수용’ 리그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 국제 경쟁력을 기르는 시작은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 무대에 도전하며 배워가며 한명 한명의 선수가 성장하는 것부터다.

▶‘사생활 이슈’ 허웅, 어떤 영향줄까

한국 농구 최대 스타가 허웅인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인기의 척도인 올스타 팬투표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을 정도. 하지만 허웅은 여름사이 사생활 문제로 큰 논란을 빚었다. 전 여자친구에게 임신과 낙태를 반복시켰다는 것과 폭력까지 행사했다는 논란이 있었고 허웅은 직접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설명했지만 이슈는 더 커져만 갔다.

이후 허웅이 성폭행 무혐의를 받고 전 연인을 무고혐의로 고소하며 법적 공방이 오가고 있는 상황. 허웅 인기의 대부분이 젊은 여성팬들에게서 나오는데 결혼얘기까지 오갔던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 여자친구와 임신과 낙태가 반복될 정도의 관계였다는 점이 과연 허웅의 인기, 그리고 자연스레 농구 인기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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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의 소속팀 부산 KCC가 받을 영향부터 궁금하다. KCC는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으로 최준용-송교창-이승현-허웅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주전급 라인업에 단 한시즌간 KBL을 평정하고 NBA에 진출했던 디온테 버튼까지 영입하며 올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KCC에 맞설 팀으로 서울 SK가 기대를 받는다. 김선형-오세근이라는 베테랑 국가대표 에이스들이 있다. 특히 오세근은 지난시즌 SK로 이적해왔지만 부상에 신음하며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해 올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준비해왔다. 여기에 KBL 최고 선수의 ‘상징’과도 같은 자밀 워니와 재계약에 성공하며 건강만 하다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3명을 보유하고 있다.

고양 소노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당초 계약했던 자넬 스톡스가 입국을 거부해 대체 자원으로 영입한 디제이 번즈의 존재가 눈에 띈다. 번즈는 미국에서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미국대학농구 NCAA에서 팀을 4강까지 이끈 주인공으로 전미에서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NBA의 슈퍼스타인 니콜라 요키치가 “디제이 번즈는 정말 기술이 좋고 팀원들이 그와 함께 뛰는 걸 좋아한다고 느껴진다.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던 바 있다. 지난 3월만해도 전미가 주목하던 선수가 NBA 드래프트에서 떨어지자 첫 프로무대로 한국을 택했는데 과연 그의 프로생활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요소다.

디제이 번즈. ⓒKBL 디제이 번즈.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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