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KBO리그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승리를 거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5위팀 최초로 1,2차전을 모두 이기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LG 트윈스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마법같은 여정을 보여준 kt wiz다.

kt wiz는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PO 5차전 LG와의 원정경기에서 1-4로 졌다. 이로써 kt wiz는 준PO 전적 2승3패를 기록하며 2024시즌을 마무리했다.

이강철 kt wiz 감독. ⓒ연합뉴스

kt wiz는 2024시즌을 앞두고 수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우승후보로 평가 받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었고 선발투수 소형준, 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가 복귀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강백호도 어느정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kt wiz의 힘은 강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떨어졌고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국내 에이스 고영표가 흔들렸고 복귀를 꿈꾸던 소형준은 쉽게 돌아오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듀오인 웨스 벤자민, 윌리엄 쿠에바스까지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kt wiz는 점차 시즌을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하기 시작했다.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제 모습을 찾았고 이를 필두로 불펜진을 제대로 갖추며 선발진의 약점을 지웠다. 더불어 로하스, 강백호, 장성우 등이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결국 kt wiz는 2024시즌 후반기 5강 경쟁에 합류했다. 매서운 기세로 연승을 달리며 5시즌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하지만 kt wiz는 이전 시즌들과 달리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시즌 막판엔 5위 자리마저 위태로웠다. 설령 5위를 차지하더라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패를 안고 시작하기에 가을야구에서 이렇다 할 활약없이 시즌을 마칠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다.

멜 로하스 주니어. ⓒ연합뉴스

kt wiz는 이러한 전망들을 모두 깨버렸다. 지난달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회말 장성우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통해 8-7로 승리하더니 지난달 28일 키움전에선 1-6으로 리드를 내줬다가 10-7 대역전승을 거뒀다. 믿기지 않는 2번의 승리를 통해 5위 타이브레이커에 참여하게 됐다.

기세를 탄 kt wiz는 SSG와의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8회초까지 1-3으로 뒤지다 8회말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을 통해 4-3으로 역전했다.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행 티켓을 따냈다.

kt wiz의 상승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계속됐다. 두산 타선을 1,2차전 동안 18이닝 무득점으로 묶으면서 4-0, 1-0 승리를 거뒀다. ‘5위팀 업셋’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마법같은 이야기로 가을야구 시작점부터 뜨거운 열기를 이끌어냈다.

kt wiz는 LG에게도 준PO 1차전에서 4-3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어 준PO 4차전에서도 11회 연장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 5차전까지 매경기 명승부를 연출하며 어느 때보다 뜨거운 준PO를 만들었다.

마지막 결과는 패배였다. 하지만 이강철 kt wiz 감독은 5차전 경기 후 “선수들이 항상 벼랑 끝에 있었는데 너무 잘해줬다. 져도 웃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kt wiz에게 이번 가을야구는 마법같은 여정이었다.

윌리엄 쿠에바스. ⓒ연합뉴스

지난해보다 3계단이나 떨어진 자리에서 가을야구를 치른 kt wiz. 그러나 어느 때보다 감동적인 가을이야기를 만들었다. 2024시즌 가을야구의 첫번째 주인공은 마법사 군단 kt wiz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