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6명이면 재판 불가' 헌법재판소법에 이진숙 위헌소송

연합뉴스 2024-10-12 02:00:27

가처분도 신청…인용되면 '헌재 마비' 없이 심리 계속 가능성

이진숙 방통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헌법재판관의 정족수 부족으로 자신의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에 대한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전날 제기하고 가처분도 신청했다.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은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정한다. 재판관 총원 9명 중 최소 7명이 있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하는 오는 17일 이후 후임자가 취임하지 못하면 헌재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것도 이 조항 때문이다.

공석이 되는 세 자리는 국회가 선출할 몫인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자 몇 명을 추천할지를 두고 다투면서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8일 열린 이 위원장 탄핵 심판의 준비 절차에서도 문형배 재판관이 이 같은 상황을 언급하며 국회와 이 위원장 양측에 입장과 대응 방안을 묻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이 조항으로 인해 자신의 탄핵 심판이 열리지 못하고 무기한 직무 정지에 놓이는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그는 탄핵 소추로 지난 8월부터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 위원장이 낸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받아들이면 23조 1항의 효력은 임시로 멈춘다. 정족수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헌재는 후임 재판관 3명 없이도 이 위원장 탄핵 심판을 비롯한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심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법 23조 2항은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사건에 관한 결정을 한다'고 정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6명으로 결정을 선고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법률의 위헌이나 탄핵 결정 등은 재판관 6명 전원이 동의해야 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이 위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언급하며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므로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처장은 "사안의 성격상 신속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wat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