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수요 불확실성"...실적 양호·벤츠 계약에도 LG엔솔 목표주가 '시큰둥'

데일리한국 2024-10-11 16:27:26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지난 8일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양호한 실적과 벤츠와의 대규모 계약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대부분 유지했다. 내년까지 배터리의 수요가 불확실하며 올 4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벤츠와의 공급계약은 긍정적으로 향후 고객사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일 대비 3.75% 내린 4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지난 8일 전일 대비 3.93% 오른 43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장중 44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당일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잠정 영업실적과 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했기 때문이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연결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무려 129.5% 증가한 것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 6조7000억원, 영업이익 4200억원을 웃돈 실적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8.7% 감소했다. 

또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계열사에 총 50.5기가와트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3분기 양호한 실적에 대규모 공급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 주가를 대부분 유지했다. iM증권과 삼성증권만 상향 조정했는데, iM증권의 경우 증권가의 평균 수준인 51만원으로, 삼성증권은 39만원에서 43만원으로 높여 낮은 기대감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앞서 예상치는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반기를 마치고 올해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자 하반기의 예상치를 낮췄다. 이에 이번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우수한 실적은 기존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다.

증권가는 대부분 올 4분기와 내년까지의 배터리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 재고 조정, AMPC 가이던스의 하향 가능성,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등이 단기 실적 다운사이드로 남아있어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납품 예정인 테슬라향 신규 2170셀의 공급 일정이 불확실하고, GM의 누적 전기차 생산량을 감안하면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연간 판매량은 가이던스 하단 수준이 예상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 4분기 실적 기대치는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이나 증권가는 대부분 이를 밑돌 것으로 예측했다. iM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4700억원, 삼성증권은 4690억원, 한화투자증권은 4157억원으로 예상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기대치의 반토막인 2377억원을 전망했다. 현대차증권만 유일하게 영업이익 6015억원으로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지난 8일 공시한 벤츠와의 공급 계약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4680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계약은 긍정적이다"라며 "북미 외 제조사로 4680 고객사의 다변화가 가시화됨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평균 4.6기가와트 규모의 공급으로 애리조나 공장의 13% 수준을 확보하게 됐다"며 "선도 전기차 업체 외에 차세대 원통형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벤츠와의 계약은 북미 선점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신규 폼팩터와 관련해 테슬라 외 신규 고객 확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라며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인 만큼 추가 수주 모멘텀도 유효하다"고 기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8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이날 회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설명하고, 4분기 실적을 포함한 올해 실적 전망치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